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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美 전기로 첫삽… 관세장벽 넘어 車강판 대량 공급

루이지애나 제철소 기공식

8조원 규모 투자… 포스코도 참여
통상 리스크 최소화 핵심 거점
탄소 저감 생산체제까지 구축

현대차·기아 물론 美완성차 공급
정의선 “아틀라스 로봇에도 적용”
로켓 등 미래산업 소재 공급 의지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약 8조원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현지 수요 대응과 통상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었다고 6일 밝혔다. 223만평(737만㎡) 규모 부지에는 연간 자동차용 180만t과 일반용 90만t을 합쳐 총 270만t 규모의 열연·냉연·도금 강판 생산 설비가 들어선다. 올해 4분기 착공해 2029년 양산이 목표다.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제프 랜드리 미 루이지애나 주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트로이 카터 미 연방 하원의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현대제철 제공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제프 랜드리 미 루이지애나 주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트로이 카터 미 연방 하원의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현대제철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PLS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추진하는 26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일환이다. 총투자비는 58억달러(약 8조원)로, 지분구조는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수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철강 1·2위 업체가 손잡고 미국에서 직접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국내에서는 경쟁자의 입장에 있지만 글로벌(시장으)로 나가서는 서로 협력해 전 세계에 우리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협력 배경을 설명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제철소 설립으로 무역장벽에 따른 통상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HPLS 조감도. 현대제철 제공
HPLS 조감도.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HPLS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거점이자 탄소저감 생산체제 전환을 실현할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HPLS에 미국 최초로 제강 원료인 직접환원철(DRI)부터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 공정 시스템을 갖추고, 전기로를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고로 생산 대비 약 70% 감축한다. 탄소저감 철강재를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미국 내 완성차업계까지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현지 생산 체제 확립은 북미 시장 공략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승부수다. 미국은 매년 2000만t 이상의 철강을 수입하며, 이 중 열연·냉연도금강판 등 고부가 판재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HPLS는 미시시피강 유역에 자리 잡아 약 7만t 규모의 파나막스급 선박 접안이 가능하고, 인근에 대형 철도사 노선도 위치해 육·해상 물류 접근성이 좋다. 그동안 국내에서 강판을 들여왔던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공장들도 HPLS 철강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도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북미 거점 확보에 그치지 않고 로봇·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 소재로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기공식 후 취재진과 만나 HPLS 생산 철강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적용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스페이스X와 같은 로켓에도 철강을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공식에는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등 미 정관계 인사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경화 주미대사 등 주요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축사에서 “현대제철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루이지애나 지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HPLS 프로젝트를 통해 1300명의 직접 고용을 포함해 총 일자리 5400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