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 의회 선거에서 4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했다. 다만 단독 집권에 필요한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주정부를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6일(현지시간) 작센안할트주 선거관리 당국에 따르면 전체 2661개 투표구 개표를 완료한 잠정 결과 AfD는 의석 배분의 기준이 되는 제2투표에서 44.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주의회 선거 당시 20.8%보다 23.4%포인트 오른 것으로, AfD가 창당 이후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기록한 최고 득표율이다.
현재 주정부를 이끄는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은 17.1%를 얻는 데 그쳤다. 2021년 37.1%에서 득표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성적을 냈다. 사회민주당(SPD)은 9.2%, 녹색당은 8.9%, 좌파당은 8.5%를 각각 기록했다.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5.2%를 얻어 의석 배분 기준인 5%를 가까스로 넘었다. 자유민주당(FDP)은 2.6%에 그쳐 원외로 밀려났다.
AfD가 압도적인 제1당에 올랐지만 단독 집권에는 실패했다. 잠정 결과에 따른 의석 배분은 전체 83석 가운데 AfD 39석, CDU 15석, 좌파당·SPD·녹색당 각각 8석, BSW 5석이다. AfD는 과반인 42석에 3석 모자란다.
이에 따라 원내 진입에 성공한 BSW의 선택이 향후 정부 구성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AfD와 BSW 의석을 합치면 44석으로 과반을 2석 웃돈다.
BSW는 좌파당 출신 정치인 사라 바겐크네히트 등이 2024년 창당한 정당이다. 경제·복지 정책에서는 좌파 성향을 띠지만 이민 규제 강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반대, 대러시아 유화 정책 등에서는 AfD와 일부 입장이 겹친다.
특히 BSW는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기존 주요 정당들의 이른바 ‘방화벽’ 원칙을 비판해왔다. BSW 작센안할트 측은 선거 전부터 에너지 정책 등 일부 사안에서는 AfD와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AfD와 BSW가 실제 연립정부를 구성할지는 불확실하다. AfD의 주총리 후보 울리히 지크문트는 선거운동 기간 안정적인 과반이 있어야 정부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선거 이후에는 한 표 차이라도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꿨다. 다만 현재 연정을 함께할 상대는 보이지 않는다며 BSW가 제안한 초당파 주총리 구상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CDU와 SPD, 녹색당, 좌파당은 선거 이후에도 AfD와 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AfD를 제외하고 과반 연정을 구성하려면 이념적으로 거리가 먼 정당들까지 힘을 합쳐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독일 정치권이 극우 정당과의 정치적 협력을 차단하기 위해 유지해온 ‘방화벽’ 원칙에도 상당한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작센안할트 AfD는 주 헌법수호청이 2023년부터 ‘확인된 우익 극단주의 세력’으로 분류한 조직이다. 그럼에도 유권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AfD에 표를 던지면서 다른 정당들이 압도적 제1당을 계속 정부 구성에서 배제할 수 있느냐는 논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AfD가 실제 주정부 구성에 성공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주정부를 이끄는 첫 사례가 된다. AP통신은 이번 선거를 두고 AfD가 전후 독일 최초의 극우 주정부 구성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