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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삼성 통합우승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던 후라도의 건강한 복귀…“나 대신 잘 던져주며 시간 벌어준 보스에게 감사해”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잠실=남정훈 기자] “긴장감보다는 아드레날린을 많이 느꼈다. 던질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차 올랐다”

 

2011~2014시즌까지 사상 초유의 통합 4연패를 이룩한 뒤 오랜 암흑기를 거쳤던 삼성. 12년 만의 통합우승의 분위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가운데, 통합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인 아리엘 후라도(30·파나마)가 무난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대체 외인 오스틴 보스(34·미국)가 더 버텨준 덕에 2군에서 빌드업 과정을 충분히 치른 덕이다.

 

후라도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삼성의 10-4 승리에 일조하며 시즌 6승(1패)째를 거뒀다.

 

후라도는 지난 7월7일 대구 LG전(6이닝 2실점 승리) 이후 61일 만의 1군 마운드에 섰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후라도가 6주 소견을 받아 장기간 이탈이 예상되자 대체 외인으로 보스를 영입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선보였던 보스는 이후 지난달 2일 롯데전(3이닝 7실점), 12일 KIA전(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삼성의 후라도에 대한 그림움은 한층 커지며 조기 복귀를 추진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KBO리그에 적응한 보스가 지난달 19일 SSG전에서 5이닝 1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인 것. 이후 25일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자 삼성 벤치는 후라도가 조금 더 완벽한 몸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계약을 연장한 보스는 고별전이었던 지난 1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보스가 시간을 벌어준 덕에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을 세 차례 거치며 100구를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어온 후라도는 이날 102구를 뿌리며 올 시즌 전까지 3시즌 동안 무려 571.1이닝을 소화한 KBO리그 최고의 이닝 이터가 건강하게 돌아왔음을 알렸다.

 

다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신민재부터 4번 송찬의까지 내리 안타 4개를 맞는 등 1회에만 피안타 5개를 허용하며 넉 점을 내줬다.

 

아직 1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낼 수 힘을 회복하지 못했나 싶었지만, 2회부터는 예전 후라도의 위용을 되찾았다. 4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기세를 올린 후라도는 6회 2사에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4.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포심과 투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를 찍었고,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꺾임도 예리했다.

 

3회까지 상대 선발 임찬규에게 안타 1개로 꽁꽁 묶였던 삼성 타선도 4회부터 폭발했다. 4회 2점, 5회 3점, 6회 2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7-4 역전에 성공하며 후라도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후라도는 “오랜만의 복귀에 긴장보다는 아드레날린이 더 많이 분비되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팀에 합류해 던질 수 있다는 사실에 좀 벅차올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회에 흔들린 부분에 대해선 “경기 중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4실점 이후 마인드를 바꿔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도록 마음 먹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팀이 한창 순위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두 달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의 재활은 마운드에서 누구보다 냉정한 모습을 보여온 후라도의 멘탈에도 큰 영향을 줬다. 그는 “처음엔 멘털이 좀 나갔던 것 같다. 그래도 어느덧 프로 선수 생활만 14년이 됐다. 이럴 때일수록 더 멘털을 꽉 잡아야한다는 생각으로 몸과 마음 회복에 집중했다. 다시 제 구속이 나오니 만족스럽다”라고 설명했다.

 

후라도가 없는 동안 삼성 동료들은 선두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았고, 후라도가 건강하게 돌아오면서 이제 선두 수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후라도는 “동료 전원이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뛰어왔다. 특히 저를 대체해 마운드에 섰던 보스에게 너무 잘 던져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퓨처스리그에서 세 차례 실전 등판을 하며 빌드업 과정을 거친 게 ‘신의 한수’가 됐다. “오늘 구속이 150km까지 찍혔고, 다른 변화구들도 공격적으로 잘 들어갔다. 특히 슬라이더가 잘 먹힌 것 같다. 8월말에 돌아왔다면 80~85구 정도 던질 수 있는 몸이었을텐데, 더 갈고닦은 뒤 올라와서 100구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