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수사 1년 만에… 13개 비위 의혹 김병기 ‘뒷북’ 구속영장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경찰 “증거인멸 우려 있어 신청”
특가법상 뇌물·업무방해 등 적시
차남 취업·편입 청탁 의혹도 담겨
‘공천 헌금’ 등 주요 혐의는 불포함
뒤늦은 신병 확보 “면피용” 비판도

경찰이 7일 차남 취업 및 대입 청탁과 공천헌금 등 13가지 비위 의혹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구속영장에는 차남의 중소기업 취업·숭실대 편입 청탁, 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1억원 수수 묵인 등 5가지 의혹만 담겼다. 공천헌금 수수 등 주요 의혹들은 빠졌다. 경찰이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만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라서 ‘면피용 뒷북 영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 의원이 숭실대와 중소기업 ‘진우산전’에 특혜성 의정 활동을 약속하고 차남의 편입과 취업 등을 청탁한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다. 김 의원은 ‘기업 재직’이 요건인 숭실대 계약학과에 차남을 편입시키기 위해 차남을 진우산전에 위장 취업시키고, 진우산전으로부터 숭실대 등록금을 대납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차남이 진우산전에 2022년 5월부터 약 2년8개월간 재직하며 받은 월급 등 6700여만원을 김 의원이 수수한 뇌물액으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이 무소속 강선우 의원으로부터 ‘김경 전 시의원에게서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김 의원의 아내가 2022년 7∼8월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여의도 일대 식당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는다. 신라레저로부터 후원금을 쪼개기 수수한 사건과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사건도 영장에 적시됐다.

경찰은 이번 영장에 공천헌금 수수, 차남 빗썸 취업 청탁 의혹 등 주요 혐의는 포함하지 않았다. 공천헌금 의혹은 김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2020년 전직 동작구의원들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가 반환했다는 내용이다. 2024년 11월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와 술자리를 갖고 차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영장에선 빠졌다. 김 의원이 보좌관을 동원해 국정원에 재직 중인 장남의 업무를 돕게 한 의혹, 보라매병원으로부터 지위를 이용해 진료 특혜를 받은 의혹, 쿠팡 상대 전직 보좌관 인사 불이익 청탁 등도 경찰 수사 대상이었지만 영장에 기재되지 않았다.

 

경찰은 영장 신청 이유에 대해 “수사 결과 혐의가 객관적 증거로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만에 영장을 신청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병 확보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금품을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왼쪽)이 지난 3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전 시의원이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금품을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왼쪽)이 지난 3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전 시의원이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도 미지수다. 반부패·공공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보통 이런 수사는 마음먹으면 최소 2∼3일, 길면 일주일 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며 “면피용(구속영장 신청)일 수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은 헌법상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 1일 정기국회가 개회한 만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는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편 김 의원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고소장을 낸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은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과 홍석기 현 국수본부장이 김 의원 관련 수사를 1년째 지연시켰다며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