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 사퇴 이후 지도부 공백을 겪어온 개혁신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당헌에 비대위 설치 규정 자체가 없어 전 당원 투표를 거쳐 당헌부터 고치기로 했다.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대표직을 잃었던 이 전 대표가 창당한 정당이 정작 이 전 대표의 사퇴 뒤 비대위를 통해 당 수습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개혁신당이 비상상황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비대위를 구성해 보다 파격적인 변화와 쇄신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전국에 192명의 후보를 냈지만 기초의원 1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내놓은 자강·쇄신 방안이 당내 호응을 얻지 못하자 지난달 26일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천 권한대행은 당초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4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거치면서 비대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걸림돌은 당헌이다. 개혁신당 당헌·당규는 대표 궐위 시 60일 이내 임시전당대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비대위 설치 조항은 아예 없다. 개혁신당은 창당 당시부터 당원이 선출하지 않은 비대위가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관련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2022년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 비대위 전환으로 대표직에 복귀하지 못했던 경험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왔다.
개혁신당은 이번 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바일 투표 시스템을 이용해 비대위 설치를 위한 당헌 개정안을 전 당원 찬반투표에 부친다. 통과되면 비대위원장을 선임하고 비대위 구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조응천 전 의원 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된다. 천 권한대행은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있고 일정 부분 소통하고 있는 분도 있다”면서도 “당원들의 찬반투표가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을 언급하는 것은 조금 앞서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