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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놓고 EU “우리가 지킨다” vs 트럼프 “미국 영토”

EU, 향후 2년간 그린란드에 2억유로 투자
그린란드 주민들 향해 “EU 믿고 의지하길”
트럼프, ‘그린란드=미국 땅’ 지도로 ‘맞불’

유럽연합(EU)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약속하고 나섰다. 지난 2025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그린란드 섬의 영유권 확보를 위한 미국의 행보가 노골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행보에 아랑곳하지 않고 캐나다는 물론 그린란드까지 미국 땅으로 표시된 지도 이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 중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와 함께 ‘EU·그린란드 선언문’에 서명했다. 그린란드는 18세기 초 이래 덴마크의 식민지였으나, 요즘에는 자치정부가 외교·국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민생 정책을 책임지는 등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이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EU·그린란드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이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EU·그린란드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U·그린란드 선언문에는 EU가 향후 2년간 그린란드의 기후변화 대응, 인터넷 연결망 강화, 수력발전소 건설, 어업·교육 발전 등에 총 2억유로(약 3128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폰데어라이엔은 선언문에 서명을 마친 뒤 오는 2028년부터는 그린란드에 대한 EU의 예산 지원을 5억유로(약 7821억원)로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닐센 총리는 EU에 깊은 사의(謝意)를 표했다. 그는 “EU는 충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며 “특히 그린란드 섬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시점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을 덴마크에서 빼앗아 미국이 차지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프레데릭센 총리도 “우리(덴마크와 그린란드)는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유럽 파트너들로부터 받은 커다란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겨냥한 듯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 그리고 덴마크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린란드 주민들을 향해 “그린란드는 EU를 믿고 의지해도 된다”고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SNS에 게시한 지도 이미지.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그린란드까지 온통 미국 국기인 성조기 문양이 칠해져 있다. SNS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SNS에 게시한 지도 이미지.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그린란드까지 온통 미국 국기인 성조기 문양이 칠해져 있다. SNS 캡처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미국, 캐나다, 그린란드가 포함된 지도 이미지를 게시했다. ‘캐나다’와 ‘그린란드’라는 지명은 생략된 채 온통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 캐나다와 그린란드는 미국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들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 그린란드는 ‘52번째 주’라고 공공연히 부르고 있다.

 

이번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그린란드 방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등 11개국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북극의 방패’(Arctic Shield) 훈련 개시에 맞춰 이뤄졌다. 각국 특수부대 병력 총 400여명이 참여해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이 훈련은 그린란드 등 북극 지역의 독특한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할 능력 확보가 목표다.

 

미국은 나토의 맹주임에도 북극의 방패 훈련에는 함께하지 않는다. 해당 훈련이 ‘미국의 침공으로부터 그린란드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란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