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일부 장기전세주택 거주자의 20년 만기 연장 요구에 대해 “비양심적인 억지”라며 예외 없이 퇴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8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 사다리 희망 토크’에서 “(거주 기간 만기 이후에도) 더 살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비양심적인 억지”라며 “서울시는 (만기 후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분이 많고 이들도 서울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20년을 채우지 않고 자발적으로 내 집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이주하신 분이 많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전세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다시 공급한다.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0∼19일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에서는 73.9%가 20년 만기 거주자의 퇴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년 만기 문제는 장기전세주택을 더 지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입주 대기 수요를 고려하면 만기를 연장하는 것은 서울시로서 부담이 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이 무주택 시민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시는 2007년 전국 최초로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3만8296호를 공급해 누적 4만5715가구의 주거 안정을 지원했다.
올해 장기전세주택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원으로,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1178만원의 약 41% 수준이다. 2022년 SH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에서는 장기전세 입주 가구의 69.9%가 매달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했고, 청약통장 보유율은 83.7%로 나타났다.
2016~2021년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1708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8년 4개월이었다. 이 가운데 퇴거 후 자가에 거주한 비율은 72%로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 60%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제도 도입 이후 계약기간을 채우기 전에 퇴거한 가구도 이달 기준 1만5529가구로,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가 자발적으로 퇴거한 사례였다.
내년부터는 20년 만기를 채운 초기 입주 가구의 퇴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시는 내년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약 9300호를 반환받아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재공급할 계획이다.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은 허용하지 않는 대신 만기 가구의 이주를 돕기 위한 사전 상담과 현장 설명회 등을 진행한다.
시는 이와 함께 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하고, 신속통합기획 2.0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내 집을 마련해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