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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기다리는 분도 서울 시민·장기전세 연장 요구는 ‘억지’ 예외 없다”

서울시 장기전세 20년 만기 퇴거 원칙 재확인
2031년까지 9300가구 재공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 서울의 주거다리 희망토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 서울의 주거다리 희망토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의 20년 만기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선 8일 제도 도입 이후 첫 만기를 앞두고 거주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일부 입주민을 향해 “비양심적인 억지”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거주 기간 만기 이후에도) 더 살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이는 비양심적인 억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만기 후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분이 많고 이들도 서울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다만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그는 “고령이면서 거동이 불편한 경우처럼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있으면 매입임대주택이나 비아파트 주택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경우도 극도로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전세주택에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13명과 주거·부동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이들로부터 거주 경험과 내 집 마련 사례, 제도 개선 의견을 들었다.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서울시가 도입해 지금까지 3만8296가구가 공급됐다.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의 12%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이 저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올해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원으로, 지난달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1178만원의 약 41% 수준이다.

 

현재 거주 세대의 평균 거주기간은 약 10년이다. 2022년 SH 패널조사에서는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했고 83.7%가 청약통장을 갖고 있었다.

 

제도 도입 이후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퇴거한 가구는 이달 기준 1만5529가구로 누적 공급량의 34%다.

 

이 가운데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가 먼저 요청해 나갔다. 이들이 장기전세주택에 머문 기간은 평균 7년6개월이었다.

 

구로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 김모씨는 “저렴한 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저축해 내 집을 장만할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갈등의 무대는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초기 입주 단지들이다.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 송파파인타운 등의 입주민들은 보증금을 시세의 80% 수준까지 올린 재계약을 허용하거나, 20년을 채운 거주자에게 감정가 기준의 분양전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주 뒤 20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른 데다 고령층에 접어든 주민도 있어, 기존 보증금만으로는 생활권 안에서 새 주거지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SH는 계약서를 근거로 든다. 논란이 된 단지의 입주자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서에 분양전환 조항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법제처도 장기전세주택은 임대의무기간이 끝나기 전에 조기 분양전환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반면 서울시는 최장 20년 거주와 분양전환 불가가 2007년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부터 명시된 제도의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가운데 여론은 서울시 의견에 가깝다.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0∼19일 서울시민 1000명에게 물은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에서는 20년 만기 거주자의 퇴거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3.9%였다.

 

퇴거에 찬성한 이유를 물은 문항에서는 ‘계약대로 원칙을 지켜야 해서’가 37.2%, ‘공공임대의 본래 목적이 영구 거주가 아니라 자립 지원에 있어서’가 37.1%로 갈렸다.

 

현행 최장 거주기간인 20년에 대해서는 53.2%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거주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응답은 25.7%,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18.5%였다.

 

한편 서울시는 내년 310가구를 시작으로 2028년 682가구, 2029년 1747가구, 2030년 2452가구, 2031년 4170가구 등 만기가 돌아오는 약 9300가구를 순차적으로 반환받아 다시 공급할 계획이다.

 

돌려받은 집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쓴다.

 

미리내집은 2007년 도입된 장기전세주택(SHift)을 신혼부부의 주거 수요에 맞춰 발전시킨 사업으로, 자녀 출산 등 요건을 채우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내 집을 마련해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