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의 공실과 거래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거래량은 1년 전보다 33.1% 줄었고, 최근 3년간 준공된 건물의 공실률은 44%에 달한다. 청와대가 관계 부처에 공실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전문가들은 주거시설로의 용도전환에는 건물 구조와 입지 등 현실적인 제약이 큰 만큼 입주 업종 규제를 완화해 수요를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8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거래량은 5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7건보다 33.1% 줄었다. 거래금액은 3634억원에서 2179억원으로 40%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거래량은 34.7%, 거래금액은 40.9% 줄었다. 3.3㎡당 평균 거래가격도 1522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낮아졌다.
수도권에서도 거래 부진이 이어졌다. 서울의 2분기 거래량은 125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9.9% 줄었고, 경기는 349건으로 33.5% 감소했다. 부동산플래닛 관계자는 “공실 부담과 금융비용 상승,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실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했다. 서울시도 지난 4월 공급 증가에 비해 실제 기업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 미스매칭’을 지산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진단한 바 있다.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식산업센터에서는 공실과 미분양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산업통상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조사에 응한 전국 준공 지식산업센터 1056곳의 평균 공실률은 16.6%, 미분양률은 9%였다. 반면 2023~2025년 준공된 153곳의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로 각각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최근 관계 부처에 용도전환과 입주 업종·자격 개편, 관리·감독 강화를 담은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와대가 제시한 용도전환 방안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주차도 문제이지만 건물의 복도 폭은 신축하지 않는 이상 바꾸기 어렵다”며 “스프링클러 등은 비용을 들여 손볼 수 있지만 복도 자체를 넓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입지 여건도 용도전환의 걸림돌이다. 지식산업센터는 공업·업무지역 등에 들어선 경우가 많아 공실이 많은 지역과 실제 주거 수요가 있는 지역이 다를 수 있다. 주택으로 용도를 바꾸더라도 학교나 생활편의시설 등 주거 인프라가 부족하면 실수요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주거 전환보다 입주 업종 규제를 폭넓게 완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제안도 나온다.
김 소장은 “지식산업센터를 일반 오피스처럼 다양한 업종이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게 더 낫다”며 “업종 규제를 푸는 것이 공실 문제 해결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