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 정부로부터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한 IAEA와 협정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의향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또 IAEA는 북한 영변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이 이미 가동 중이거나 가동 직전 단계일 수 있다고 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IAEA 이사회 개회 연설에서 “한국이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 제14조에 따른 별도 약정에 관해 IAEA와 협의를 시작할 의향을 사무국에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이 이미 IAEA에 관련 신고 자료를 제출했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추가의정서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NPT는 핵무기 비보유국이 우라늄 등 핵물질을 핵무기 개발에 전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를 위해 IAEA와 CSA를 체결하고 사찰 등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한다. CSA 14조는 비핵보유국이 IAEA와 별도 합의를 통해 금지되지 않은 군사용도로 핵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핵추진잠수함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핵잠 건조에 필요한 국제 핵비확산·안전조치 절차를 구체적으로 밟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핵잠 등 현안은 계속 조율 중”이라며 “정부는 IAEA와의 국제협정에 따라 핵잠 사업 관련 협의 의향을 통보하고 필요한 신고자료도 최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NPT 및 한·IAEA 협정 등 국제 비확산 원칙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원칙에 따라 IAEA와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핵잠 1번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에는 전력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국방부는 핵잠이 장기간 잠항 능력과 높은 기동성 등 기존 디젤잠수함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잠 건조 및 연료 조달 협력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를 체결한 바 있다. 미국과의 원자력 협정 협상은 IAEA 논의와 별도로 진행 중이다.
IAEA는 북한이 영변 핵단지에 새로 건설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재가동에 들어갔거나 가동 직전일 것이란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시찰한 새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되고 있냐는 질문에 “최근 북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영변의 새 농축시설이 가동 중이거나 가동에 매우 근접한 상태일 수 있다고 판단하게 하는 여러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IAEA는 이 시설을 오랫동안 추적해 왔다”며 “그곳에 있는 건물들의 외형적 특징이 (기존 농축시설)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여러 정황이 있다고 계속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리적으로 그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됐으며, 최근 공개된 영상과 김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이러한 판단이 사실상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의 5㎿ 규모의 원자로가 일곱번째 핵연료 주사 주기에서 가동되고 있으며, 한동안 가동이 중단됐던 영변 경수로도 지난 4월 말 이후 재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핵 프로그램의 지속과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IAEA는 2년 전 시리아에서 축출된 바샤라 알아사드 정부가 북한의 기술 지원으로 건설한 원자로는 핵무기 제조용으로 건설됐으며, 완공 직전 단계까지 도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IAEA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 알키바르 원자로 현장을 방문한 결과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면서 “시리아 전 정부가 여러 가지 비밀 활동을 추진했던 것은 명백하다. 원자로의 기술적 특성과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이 원자로는 핵무기 제조에 직접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할 목적으로 건설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원자로가 거의 완성된 상태였으며 아사드 정권이 원자로 조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폭발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로시 사무총장은 발견된 우라늄 물질 처리 방안은 시리아 정부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