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상봉쇄 장기화로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길이 막히며 경제 피폐화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막다른 길에 몰린 이란이 평화 대신 확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운 데이터업체 케플러를 인용해 지난 7월 미국이 해상봉쇄를 재개한 이후 이란산 원유가 단 한 방울도 봉쇄선을 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달 페르시아만 내 선박에 하루 25만5000배럴의 원유를 새로 적재했지만, 이 물량은 봉쇄선 안에 갇혀 있다. 지난 6월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해협이 일시적으로 뚫렸을 당시 봉쇄선 밖으로 반출해 둔 원유 물량 약 2900만배럴이 현재 이란의 자금줄로 기능하고 있지만 내달 중순쯤이면 이마저도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경제적 왕따 작전’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은행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이미 판매한 원유 대금을 회수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란의 핵심 수입원이 마르기 직전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율이 80%를 상회하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에 더 큰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제적 압박에도 이란이 굴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한다. 유럽외교협의회(ECFR) 이란 전문가 엘리 게란마예는 “미국의 제재는 이란 가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란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서 굴복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종전 MOU가 실효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후 군부 강경파 입지가 더 커진 이란 정권이 오히려 확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모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사무총장이 이날 엑스(X)에 “미국의 경제 전쟁에 대응하고자 (미 해군이 설정한) 봉쇄선에서 페르시아만 일대 해역까지 통제선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이란에 양보할 여지가 좁아지고 있어 전쟁이 갈등 확대 흐름으로 향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