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아 정상 재도약을 향한 마지막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열흘 남짓 앞둔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금메달 3개를 포함해 6개의 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여자단식과 여자단체전 2관왕에 오른 세계최강 안세영(삼성생명)을 앞세워 단식과 단체전은 물론 복식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는 각오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대표팀의 선봉에는 안세영이 선다. 항저우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던 안세영은 이번에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고야 코트에 오른다. 여자단식 2연패에 도전하는 만큼 정상에 오르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차지했던 왕좌를 지켜내야 한다. 세계최강의 자리를 지킨 채 아시아 무대에서도 다시 가장 높은 곳에 서야 하는 도전이다.
한동안 무릎 부상에 시달리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중국 마스터스를 연거푸 우승한 안세영은 몸 상태에 대해 “크게 나빠진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다시 컨디션을 올리면서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기대해 주신 만큼 저 또한 기대하고 있지만 부담은 좀 내려놓고 최대한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경기, 또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항저우 때와 달라진 위치에 대해서는 오히려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1위에 오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는 안세영은 “세계 1등을 한다는 건 아무나 되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때에 오는 것도 아니어서 기다리는 게 막막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경기만 생각하면 1위 자리를 지키는 게 오히려 조금 더 쉬운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세영에게는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다. 그는 “새로운 선수가 많이 올라오는 만큼 저에게는 더 많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면서 “어떤 플레이를 할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국제종합대회에서 뚜렷한 반등을 보여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지만 2022 항저우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며 7개의 메달을 쓸어 담았다.
안세영의 여자단식·여자단체전 2관왕을 비롯해 남자복식 최솔규·김원호(삼성생명),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가 은메달을,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과 혼합복식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 남자단체전이 동메달을 보탰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추가하며 국제무대 경쟁력을 이어갔다.
나고야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겨냥한다. 안세영의 여자단식 타이틀 방어와 함께 단체전과 복식에서 추가 금메달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강호들과의 맞대결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종목별 조합과 경기 운영 역시 메달 색깔을 좌우할 변수다.
남자복식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도 반등을 벼르고 있다. 서승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남은 기간 제가 할 수 있는 준비와 과정에 충실히 임해서 코트 안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김원호는 “저희가 잘하는 플레이를 조금씩 놓쳤던 것 같다”며 “아시안게임 때는 저희가 잘하는 플레이에 좀 더 집중해서 자신감과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은 대회 성적을 좌우할 변수로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관리를 꼽았다. 그는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며 “운동하는 것만이 최고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고, 치료하는 과정과 자기 몸을 관리하는 과정도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메달 숫자 자체보다 선수들이 대회 기간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그런 수치보다는 한국이 항저우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그 결과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고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면 그만큼 성적은 따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