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000억원 규모의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를 이달 30일부터 시작한다. 그에 앞서 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1차 펀드’의 시장 안착 여부는 2차 펀드의 흥행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5년간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상품 특성상 이번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적정 가치가 증명돼야 신규 투자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도 완판 행렬 이어갈까
금융위원회는 8일 2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투자를 담당할 10개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자금집행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펀드는 1차 펀드와 동일하게 사모재간접공모펀드 구조로 조성된다. 국민 자금 6000억원과 정부 재정 1200억원이 합쳐져 총 7200억원이 10개 자펀드에 분산 출자된다. 결성금액의 60% 이상은 첨단전략산업에, 30% 이상은 비상장기업 및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에 신규 자금으로 공급되는 구조다. 지난 5월22일 출시한 1차 펀드는 5영업일 만에 6000억원 전액이 소진되며 흥행한 바 있다.
2차 펀드 판매는 이달 30일부터 10월15일까지 2주간 24개 은행 및 증권사에서 진행된다. 1차 판매 당시 전체의 20%였던 서민전용 물량을 50%인 3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판매 첫 주에는 가입 쏠림을 막기 위해 온라인 판매 비중을 은행 40%, 증권 60%로 제한한다.
투자 유인을 위한 세제 혜택은 1차와 동일하다. 전용계좌로 가입하면 최대 1800만원의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가입 절차는 간소화했다. 1차 가입 시에는 투자자가 직접 홈택스 등에서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했지만, 이번엔 공공마이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가입자 동의만 거치면 금융회사가 전산으로 증빙서류를 자동 확인한다.
◆‘1차 펀드’ 상장 성적표가 변수
2차 펀드 일정이 구체화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1차 펀드 상장형 수익증권의 첫 거래 흐름에 쏠려 있다. 5년간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상품 구조상 자금이 묶이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펀드 설정 이후 수익증권을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급전이 필요할 경우 이를 매도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상장 이후의 핵심은 거래량과 기준가격 대비 시장가격의 괴리율이다. 세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3년 이상 장기 보유하려는 가입자가 많으면 시장에 나오는 매도 물량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매도 주문을 받아줄 신규 매수자가 충분하지 않다면 수익증권의 시장가격이 펀드 순자산가치보다 큰 폭으로 할인된 채 거래될 위험이 있다. 만약 1차 펀드가 상장 초반 가격 방어에 실패한다면 중간자금 회수 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가 퍼져 2차 펀드의 신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
최근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2차 펀드의 흥행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로 꼽힌다. 1차 펀드 판매 당시 1100대 후반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던 코스닥 지수는 최근 80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혔다. 증시 환경이 불리해진 국면에서 상장된 1차 펀드의 가격 안정성마저 흔들릴 경우 2차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차 펀드가 큰 폭의 할인 없이 적정 가치를 유지해야 2차 펀드의 흥행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 후 거래 흐름과 펀드 흥행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장기 보유 유인이 커 상장 이후 시장에 나올 물량 자체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 첨단산업의 성장 기회가 열리는 만큼 2차 펀드 역시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