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BH(청와대)를 통해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관련 보고서를 올리라’고 말했다는 브로커 겸 사업가 양모씨의 통화 내용에 대해 “과장되거나 허위라는 사실이 재판 및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통화 녹취 일부를 공개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 고발 사건을 배당받고 법리 검토에 나섰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8일 “이미 법원 판결문 및 검찰 불기소이유 등을 통해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지 않고, 대가 관계에 대한 약속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A4 네 장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0월21일 오전 9시12분 김 후보자가 “그래서 지금 원하는 게 뭐야”라고 묻자 양씨는 “(임상실험) 2상 끝났다 해서 허가 내주기로 했는데 또 딜레이가 되는 거죠”라고 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그럼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 번 해볼게”라며 식약처 담당자와 담당 과를 물었다. 이어 “뭐 식약처장 알 테니까. 그럼 그렇게 3상 허가를 빨리 내서 어쨌건 결과를 봐야 할 거 아니냐”라며 “그런 식으로 직접 처장님이 한 번 챙겨봐 달라고, 보고해 달라고 할게”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양씨를 ‘○○아’라며 성을 뗀 이름으로 불렀고, 양씨는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호칭했다.
이어 4분 뒤인 9시16분, 양씨는 코로나 신약 제조업체인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와 통화하며 “지금 김승원 의원님과 통화했는데요. 식약처 담당자요. 어떻게 되는지 일단은 BH를 통해 보고서를 올리라고 했대요. 처장한테 왜 늦춰지는 건지”라고 말했다. 준비단은 두 통화 사이 김 후보자와 양씨 사이 추가 연락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양씨가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통화 이전에 김 후보자와 양씨 간 대화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양씨가 정·관계 인사들을 다수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실제 대부분 인사들과 직접적인 접점은 없었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단은 신약이 당초 코로나 치료제가 아닌 대상포진 치료제로 개발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최초 대상포진 치료제로 개발된 것은 맞으나, 후보자가 제공받은 자료에는 대상포진 치료제라는 언급이 전혀 없었고 후보자는 그와 같은 내용을 알지 못했다. 코로나 치료제 승인을 위한 임상 등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신약 청탁 의혹 등에 관한 질문에 “청문회에서 다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답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언론공지를 내 김 후보자와 김강립 전 식약처장이 신약 청탁 의혹 관련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을 영등포서에 배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사건 수사는 서에 배당이 되겠지만 언론에 나온 이슈에 대해서는 청 차원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신약 청탁 의혹은 김 후보자가 2021년 양씨를 통해 코로나 치료제 개발 업체 제넨셀의 청탁을 받고 당시 식약처장에게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다만 양씨와 강씨는 김 후보자에게 500만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장모로부터 상속받은 명의 토지 및 건물 지분(약 1억6000만원 상당)이 자료 제출 착오로 국회 인사청문요청안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관련 상속세를 납부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15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