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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 커피, 지구력 높이고 피로감 낮출 수도… 핵심은 ‘카페인’

폴란드 연구팀, 2000∼2026년 커피·카페인과 운동 수행 연구 종합
운동 전 커피, 지구력 향상·운동 자각도·근육통 감소에 도움 가능
카페인 효과 개인차 커…유전·평소 섭취량·운동 시간·수면 고려 필요

운동 전에 마시는 커피가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달리기나 사이클처럼 오래가는 운동에서 효과가 비교적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커피 자체보다는 카페인이 운동 수행능력 향상의 핵심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인에 따라 효과의 차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사진=신화연합뉴스

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폴란드 우치 공과대 생명공학·식품과학부 요안나 그젤치크 연구팀은 2000∼2026년 커피와 카페인이 운동 수행능력과 피로, 근육통,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들을 종합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PubMed, Scopus, Web of Science 등에 수록된 사람 대상 중재연구와 체계적 문헌고찰, 메타분석 등을 폭넓게 검토했다. 커피에 포함된 클로로젠산과 트리고넬린 등 비카페인 성분에 대해서는 대사와 회복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폈다.

 

분석에서 가장 일관되게 나타난 효과는 지구력 향상과 피로감 감소였다. 운동 전에 커피를 섭취하면 오래 지속하거나 강도가 높은 운동에서 운동을 더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결은 카페인의 작용에 있다. 카페인은 뇌에서 졸림과 피로감에 관여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한다. 그 결과 각성도가 높아지고 피로를 덜 느끼게 되면서 운동 중 느끼는 ‘힘들다’는 감각, 즉 자각적 운동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같은 운동량을 수행하더라도 덜 힘들게 느끼면서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존 연구에서 운동 수행능력 향상 효과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난 카페인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체중 1㎏당 3∼6㎎ 수준이었다. 체중 70㎏ 성인이라면 210∼420㎎에 해당한다.

 

다만 이를 커피 몇 잔으로 단순 환산해서는 안 된다.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원두의 종류와 볶음 정도, 추출 방식, 커피의 양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 효과만을 기대해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운동 종류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달리기나 사이클처럼 장시간 지속하는 지구력 운동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지만, 최대 근력이나 순발력, 파워를 높이는 효과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렸다. 운동 뒤 발생하는 근육통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섭취 시점 역시 중요하다. 카페인은 일반적으로 운동 약 60분 전에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흡수와 작용 속도는 커피의 형태와 개인의 대사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 1㎏당 6㎎의 카페인을 섭취한 남성에게서 근육 수축 반응이 섭취 60분 뒤보다 30분 뒤 더 빠르게 나타나기도 했다.

커피 원두. 커피비평가협회(CCA) 제공
커피 원두. 커피비평가협회(CCA) 제공

운동 후 회복 과정에서도 커피의 역할이 주목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탄수화물과 커피를 함께 섭취했을 때 탄수화물만 먹은 경우보다 운동으로 소진된 근육 글리코겐의 재합성이 촉진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운동해야 하는 지구력 운동선수에게는 활용 가치가 있을 수 있는 결과다.

 

그러나 커피의 모든 성분이 운동능력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클로로젠산과 트리고넬린 등 비카페인 성분이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대사 및 회복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즉각적인 운동 수행능력 향상은 주로 카페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피를 마시면 누구나 운동을 더 잘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카페인의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카페인 대사와 관련된 CYP1A2 유전적 차이를 비롯해 평소 카페인 섭취량,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 운동 시간과 형태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직장인들이 아메리카노를 사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직장인들이 아메리카노를 사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늦은 시간 운동을 위해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에는 수면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운동 수행능력을 높이려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오히려 회복과 다음 날의 운동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결론은 간단하다. 운동 전 커피의 효과를 기대한다면 커피 자체보다 그 안의 카페인에 주목해야 한다. 카페인은 지구력 운동에서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고 운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효과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결국 운동 전 커피도 ‘많이 마실수록 좋다’가 아니라 자신의 카페인 섭취 습관과 민감도, 운동 시간, 수면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