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실종자 9명이 발생한 대홍수 현장에 파견돼 수색 중인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8일(현지시간)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 도보로 접근해 무인기 수색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KDRT는 이날 네팔군과 함께 헬기 2대를 타고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으로 이동했다. 한국인 실종자가 근무했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의 파워하우스와 옐로브리지 주변 산악지역과 메인캠프 주변에서 수색을 시도했다. 그동안 실종자 가족들이 실종자가 대피했을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지목해 전문 구조팀의 수색을 요청해 온 지점이다.
당초 대원들은 이들 지역에 착륙해 도보수색을 하려고 했지만, 수색 작업의 위험성 때문에 착륙이 불가해졌다. 이날 이륙한 헬기 1대는 파워하우스 지역에, 다른 1대는 파워하우스에서 6㎞ 떨어진 네팔군 베이스캠프에 착륙했다. 파워하우스에 내린 수색조는 가파른 경사 때문에 도보수색이 불가해지면서 드론을 활용한 집중 수색에 나섰다. 다른 팀은 상류 쪽 방향으로 임시도로를 따라 도보수색을 시도했으나 도로가 끊기면서 1시간 40분가량 드론 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실종자들과 관련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험준한 지형에 수색은 난항을 겪고 있다.
KDRT에 파견된 조현문 소방청 구조본부장은 이날 오후 바그마티주 바타르에서 브리핑을 열고 “33년간 근무하면서 2006년 강원도 인제 내린천 집중호우 산사태 등 다수의 유사 피해 현장 수색 구조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이번 네팔 현장에서는 도저히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재난의 특이성과 지형적 접근 제한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락 두절된 우리 국민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네팔군 당국은 그간 다른 지역보다는 발전소 내 터널에 생존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고 KDRT 측에도 터널 수색 지원을 요청해왔다. 실제 지난 5일 KDRT는 발전소 터널 안 높은 구조물 위에 대피해 있던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조하고 시신 3구를 발견하기도 했다.
네팔 당국의 위험성 우려와 가파른 지형으로의 대피 가능성이 희박한 점에 따라 한국 측에서 수색을 희망하는 지역에 대한 도보수색이 불가능해졌다. 네팔 당국이 요청했던 터널 수색도 진입 시도에 따른 구조대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네팔 당국이 KDRT에 바라는 수색 작업은 없는 상황이다.
이규호 KDRT 구호대장은 “현실적으로 대원들이 안전한 범위 안에서 도보수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일부 수력발전소 터널 등에서 제한적으로 수색을 진행하는 한편 구호와 복구로 전환하고 있다. 다르마 라지 우프레티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장은 이날 “우리의 수색 작전은(수력발전소) 터널 내부를 포함해 생존자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관을 통해 이 터널들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고 (진흙과 잔해로 막힌 터널 입구를 뚫기 위해) 새로운 장비도 (현장에) 보냈다”고 했다.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는 실종된 한국인 9명이 일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에서 트리슐리강을 따라 하류 쪽으로 6㎞가량 떨어져 있다. 네팔 구조대는 칠리메 등 12개 수력발전소에서 실종된 직원 900명가량 가운데 121명이 여러 터널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네팔군은 수색 관련 헬기 운용을 줄이고 구호나 복구용 물자 수송에 투입하는 등 활동 초점을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이날 현재까지 네팔에서만 13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숨진 43명을 더한 전체 사망자는 1401명이다. 실종자 수는 총 5845명이다. 실종자 중에는 한국인 9명(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남동발전 직원 3명)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