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 인근에서 석유·가스 탐사와 개발 사업에 관여한 기업과 개인 15건을 추가 제재했다.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갈등이 해저 자원 개발 문제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들 기업이 영국이 발급한 북포클랜드 분지의 석유·가스 탐사·개발 라이선스를 보유한 것이 자국 법률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클랜드 제도가 자국 영토인 만큼 영국령 포클랜드 정부가 발급한 사업권 역시 불법이라는 논리다.
이번 조치로 포클랜드 석유·가스 사업과 관련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제재한 기업·개인은 기존 45건에서 60건으로 늘었다.
앞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3일 TV 방송에서 포클랜드 제도 내 시추 사업에 관여한 외국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는 ‘시 라이언(Sea Lion)’ 석유 개발 사업이 있다. 사업 지분은 나비타스가 65%, 이스라엘이 투자한 영국 기업 록호퍼가 35%를 보유하고 있다. 록호퍼 역시 아르헨티나 정부의 제재 대상이다.
나비타스와 록호퍼는 포클랜드 제도 정부로부터 해당 사업에 필요한 유효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입장이다.
시 라이언 광구는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 동섬에서 북쪽으로 약 118해리(220㎞) 떨어진 북포클랜드 분지에 있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돼 2028년 1단계 생산에 들어가면 하루 약 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해역의 자원 개발 권한을 둘러싼 양국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국제해양법상 연안국은 영해 기준선에서 최대 200해리(약 370㎞)까지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서 자원을 탐사·개발할 권리를 갖는다.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 정부는 이를 근거로 해당 광구에 대한 개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포클랜드 제도를 자국 영토인 ‘말비나스 군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포클랜드 정부가 발급한 석유·가스 사업권 자체가 아르헨티나의 영토 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프랑스·스페인·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19세기부터 영유권을 주장했고, 영국은 1833년부터 이 지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영유권을 되찾기 위해 1982년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했지만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했다.
최근에는 밀레이 정부가 영국을 상대로 포클랜드 영유권 주장을 다시 강화하면서 양국 간 외교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포클랜드 인근 석유·가스 개발을 둘러싼 이번 제재 역시 오랜 영유권 갈등이 에너지 자원 문제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조치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