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정비사업 인가 신청을 받고 법정 처리 기한인 60일 안에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인가한 것으로 보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나왔다. 행정 절차 지연을 줄여 정비사업과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9일 밝혔다. 두 법안은 정비사업의 인가 절차를 신속하게 하고 공사비 갈등을 줄이는 게 골자다.
현행법은 지자체장이 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이나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처리 기한을 넘겨도 별다른 법적 제재나 간주 규정이 없어 인가 처리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황 의원실이 서울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적용한 정비사업의 관리처분계획 인가에는 최장 507일이 걸렸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한 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최장 284일에 달했다. 모두 법정 처리 기한인 60일을 크게 넘긴 것이다.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지자체가 특별한 사유 없이 60일 안에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기한이 끝난 다음 날 인가한 것으로 보는 ‘인가 간주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법적 요건을 갖춰 인가를 신청했는데도 행정기관이 기한 안에 인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기간 연장도 통보하지 않으면 별도의 처분을 기다리지 않아도 인가 효력이 발생한다.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안에는 시공사와 사업시행자 간 공사비 갈등을 예방하는 대책이 담겼다. 공사비가 늘어나면 사업시행자가 전문기관에 검증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공사비 분쟁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지자체장도 전문기관에 직접 검증을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황 의원은 “법정 인가 기한이 명시돼 있는데도 현장에서는 행정 지연으로 사업비가 늘고 주택 공급이 뒤로 밀리는 고통을 조합원과 국민이 그대로 떠안고 있었다”며 “인가 간주제 도입을 통한 행정 절차의 혁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가 간주제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고 공사비 검증 제도로 분쟁을 사전 예방해 도심 내 양질의 주택이 적기에 공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