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전화를 받을 때 먼저 인사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통화 문화를 잇달아 조명했다.
NYT는 지난 5일 ‘‘Hello?’라고 묻지 않는 세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Z세대의 달라진 전화 응대 방식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아무 말 없이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꼽힌다. 가까운 친구에게는 “Hi”, “Yo”, “What’s up?” 등 전통적인 ‘Hello’ 대신 관계에 따라 자신만의 인사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스마트폰과 발신자 표시 기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유선전화 시대에는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전화를 받는 사람이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거나 인사를 건네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반면 스마트폰에서는 화면에 발신자 정보가 표시되기 때문에 굳이 “여보세요?”라고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할 필요가 줄었다.
메신저 중심의 소통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문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음성 메시지 등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전화는 별도의 의례적인 대화를 시작하는 행위라기보다 기존에 이어오던 대화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진다. 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메일과 문자, SNS가 하나의 연속적인 대화처럼 연결되면서 통화를 시작할 때 공통의 맥락을 다시 확인하는 인사말의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나타난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에서 18~24세 응답자의 40%는 전화를 받을 때 인사하지 않는 것을 용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최근 추가 조사에서는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를 받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Z세대는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르는 번호일 경우에는 42%가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렸다.
실제로 AI 기술의 발전도 새로운 전화 습관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짧은 음성만으로도 사람의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이 확산하면서,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더라도 먼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가디언 역시 Z세대의 ‘침묵 응답’과 함께 AI 음성 사기 우려가 전통적인 ‘Hello’를 사라지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