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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시 재산 지키고 생활비·요양비 주는 ‘연금공단 공공신탁’…가입자 증가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민연금공단이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의 재산을 대신 관리하며 생활비와 요양비를 지급하는 공공신탁 제도의 가입자가 늘고 있다. 지난 4월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경제적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노후 자금을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신청 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9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치매안심 재산관리지원서비스 신청자는 사업 초기인 4월 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5월 34명, 6월 109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7월에는 184명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4월 22일 국가치매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라 도입된 시범사업이다.

 

제도는 치매 환자가 사기나 갈취 등 경제적 피해를 보는 것을 막고 개별적인 욕구와 필요에 맞춰 재정을 배분해 안전한 노후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치매 진단 후 판단력이 흐려진 노인들이 보이스피싱에 속거나 주변 지인에게 자산을 빼앗기는 안타까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공공신탁 사업은 이러한 재산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은성호 보건복지부 정책실장은 제도 도입 당시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치매 환자들이 경제적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공신탁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국내 치매 환자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고령층과 그 가족을 겨냥한 금융 범죄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본인 명의의 예금 인출이나 계약 해지 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신탁자로서 개입하며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한 것이다.

 

주요 선진국에서도 이미 고령자의 자산을 공신력 있는 국가 기관이 위탁 관리하는 성년후견 및 신탁 제도가 활성화되어 재산 갈취를 구조적으로 예방하고 있다.

 

신탁을 통해 맡길 수 있는 재산은 현금과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같은 지명채권 그리고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제한된다. 부동산 자체는 신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탁 가능한 재산의 상한액은 10억원이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상한액 설정 이유에 대해 “민간 신탁의 경우 10억원 이상 자산가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한계가 있다”며 “재산관리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상한을 1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신탁 계약이 성사되면 국민연금공단은 가입 대상자의 상황에 맞춘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정기적으로 분할 지급한다.

 

서비스 이용 대상은 치매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가운데 재산 관리 위험에 노출되었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기초연금 수급권자다.

 

이용 요금은 기초연금 수급자의 경우 시범사업 기간 동안 전액 면제된다.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 일반 대상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탁재산의 연 0.5%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5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28년 본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까지 이용자를 110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 치매안심센터 및 공단 지사 통한 신청 절차는?

 

제도 이용을 원하는 본인이나 가족은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 또는 치매안심센터를 직접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적인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요양시설이나 치매안심센터 등 관계 기관이 대신 의뢰하여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법도 마련되어 있다.

 

신청 후 상담이 진행되면 담당 직원이 대상자의 생활 환경과 의료적 필요성에 맞춘 맞춤형 재정지원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을 바탕으로 최종 신탁 계약서를 작성하면 본격적인 공공신탁 서비스가 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