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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야 고마워”…6세 심장이식 아동이 하늘에 전한 안부

서울시, 제13회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 개최…심장 이식 아동부터 유가족까지 한자리에

“천사야 고마워 사랑해.”

심장 이식으로 새 삶을 얻은 6세 이온유 군이 어머니 품에 안겨 밝게 웃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심장 이식으로 새 삶을 얻은 6세 이온유 군이 어머니 품에 안겨 밝게 웃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엄마 품에 안긴 여섯 살 이온유 군의 씩씩한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1.7kg의 미숙아로 태어나 좌심실 보조장치에 의지해 2년을 버텨온 온유 군은 지난 2023년 극적으로 심장을 기증받아 새 삶을 얻었다. 이날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서울시의 제13회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 무대 위를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온유 군의 모습은 참석한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주관하고 ‘안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서로 얼굴조차 알 수 없는 장기 기증자와 이식 수혜자, 그리고 유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9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 ‘안부’'에서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들이 ‘생명의 안부’를 전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9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 ‘안부’'에서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들이 ‘생명의 안부’를 전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먼저 떠난 가족을 그리며, 슬픔을 나눔의 고귀함으로 승화시킨 유가족들의 사연도 이어졌다. 지난해 뇌사 판정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근정 씨의 아내 장혜임 씨는 남편의 평소 다정하고 의로운 성품을 떠올리며 기증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장 씨는 하늘에 있는 남편을 향해 “사는 동안 힘들었지? 고마웠어.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현행 장기이식법상 뇌사 기증자 유족과 이식 수혜자의 신원 정보는 엄격히 비공개로 유지된다. 금전적 대가나 장기 매매 가능성을 차단하고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이처럼 직접적인 만남이나 교류는 제도적으로 차단되어 있지만, 이날 행사는 익명의 경계 너머에서 생명나눔의 가치를 되새기고 서로를 격려하는 상징적인 위로의 장이 되었다.

캡션: 생명나눔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장기기증 유가족과 이식인, 관계자들이 야외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캡션: 생명나눔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장기기증 유가족과 이식인, 관계자들이 야외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한편, 1991년 고(故) 박진탁 목사가 설립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지금까지 약 120만 명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동참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조례 제정 이후 매년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해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써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