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이 더 외롭다고 답한 이유는 곁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1인 가구의 47.0%가 고민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고 답해, 비(非)1인 가구(29.3%)와 크게 갈렸다.
◆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롭다”
9일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가 이달 3~8일 전국 만 20∼59세 남녀 1000명에게 최근 6개월 동안 얼마나 자주 외로움을 느꼈는지 물은 결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느꼈다는 응답이 46.6%로 나타났다.
이어 거의 매일이 11.3%, 주 2∼3회가 18.9%, 주 1회가 16.4%였다. 한 달에 1∼2회는 18.1%, 거의 느끼지 않았다는 35.3%였다.
관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다는 응답이 53.8%로 나왔다.
많은 사람보다 마음이 통하는 몇 사람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은 77.5%, 혼자 보내는 시간은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는 응답은 76.2%였다.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때로는 피곤하게 느껴진다는 응답도 69.0%나 됐다.
◆ 혼자 사는 집에서 벌어진 것은 사람 수가 아니었다
가구 형태에 따른 차이가 가장 컸다. 1인 가구는 63.0%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해 비(非)1인 가구(40.5%)보다 22.5%포인트 높았다.
1인 가구 안에서는 거의 매일이 17.0%, 주 2∼3회가 28.1%, 주 1회가 17.8%였다.
격차는 사회적 연결을 묻는 문항에서 더 벌어졌다. 고민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1인 가구가 47.0%, 비1인 가구가 29.3%였다.
어려울 때 실제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1인 가구 44.8%, 비1인 가구 25.2%로 갈렸다.
전체 응답자로 보면 편하게 일상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77.5%였다. 반면 고민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34.1%로 나타났다.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30.5%였다. 일상을 나누는 관계와 속을 터놓는 관계가 같은 크기로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5.6%로 가장 높았고 30대 50.8%, 40대 42.8%, 50대 37.2%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50.2%, 여성이 43.0%였다.
◆ 가장 외로운 순간은 말할 곳이 없을 때
최근 6개월 동안 한 달에 1∼2회 이상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한 647명에게 어떤 상황에서 그런지를 복수 응답으로 물은 결과, 고민이나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을 때가 47.9%로 가장 많았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가 46.1%, 연락하거나 만날 사람이 없을 때가 45.1%로 뒤를 이었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도 36.5%였다.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될 때가 32.1%,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볼 때가 30.4%, 특별한 이유 없이 문득 외로울 때가 28.9%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외로움이라도 체감하는 자리는 나이에 따라 갈렸다. 20대에서는 연락하거나 만날 사람이 없을 때가 가장 많았고, SNS에서 다른 사람의 일상을 볼 때라는 응답도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에서는 고민이나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을 때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가 가장 높았다.
◆ 힘들어도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자신의 어려움을 밖으로 꺼내는 데에도 문턱이 있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9.0%였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끼는 응답자에서는 65.0%로 더 높았다.
정서적으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 주변 사람이나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50.8%였다. 보통이다가 37.7%,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11.5%였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외로움이 단순히 혼자 사는지,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와 같은 물리적 조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외로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수나 형태뿐 아니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정서적 연결과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실질적 연결이 충분히 형성돼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국가 통계도 유사한 방향성
한편 정부 통계에서도 유사한 방향성이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12월 낸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를 보면 평소 자주 또는 가끔 외롭다고 답한 비중은 1인 가구가 48.9%로 전체(38.2%)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이 수치는 사회조사 문항에 대한 응답이다.
같은 자료에서 몸이 아플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는 1인 가구 응답은 68.9%, 우울할 때 이야기 상대가 있다는 응답은 73.5%, 돈을 빌려야 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45.6%로 모두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1인 가구는 51.1%로 전체(55.5%)보다 4.4%포인트 낮았다. 2024년 기준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