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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0.67% VS 부산 15.62%… 기업 건전성도 ‘양극화’

수도권·지방 수출 기업 희비

수도권, 반도체 호황에 건전성 0%대
지방은 중공업·제조업 수익성 악화
연체율도 서울 0.21%·광주 0.52%
정부, 격차 완화 ‘5극3특’ 개발 착수
전문가 “교통·교육 인프라 확충 관건”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액 1조달러’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수출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기업이 집적해 있는 수도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0%대인 반면 전통 제조업이 밀집한 비수도권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서울 소재 기업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7%고, 경기도의 경우 0.06%로 집계됐다. 반면 부산은 15.62%, 광주는 3.51% 등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총 여신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수은이 해외 진출·수출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인 만큼 이번 통계는 국내 수출 산업 전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풀이된다.

기업 연체율도 지역 격차가 컸다. 올해 8월 기준 서울 소재 기업의 연체율은 0.21%였지만 광주는 0.52%, 전남·전북은 각각 0.36%, 0.34%로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차이도 점점 벌어져 올해 7월 기준 중소기업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5%로 지난해(0.59%) 대비 껑충 뛰었지만, 대기업의 경우 0.89%로 전년(0.92%) 대비 줄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건전성 격차가 벌어진 배경에는 산업별 경기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적된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기업들은 최근의 수출 호조세를 직접적으로 누리며 실적 개선에 따른 낮은 부실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방에 밀집한 중공업·전통 제조업 분야는 고금리·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과 글로벌 경기 둔화 타격을 직접 받으며 부실 위험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특히 부산 지역의 고정이하여신비율(15.62%)이 유독 높은 것은 과거 글로벌 조선·해양 경기 침체 당시 발생한 중소 기자재 업체들의 부실채권이 완전히 청산되지 않은 채 장부에 남아있는 구조적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도권에는 반도체 산업도 있고, 인구가 많아 지방보다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지만 지방은 경기 침체가 더 심하고 인구도 줄다 보니 높은 것”이라며 “산업의 차이도 있고 인구나 경기, 부동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양극화 시대 하나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지역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5극3특’을 내세워 개발에 착수했다. 5극3특은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를 벗어나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해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5극3특’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수출 1조 달러 시대에 경제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는 지역 수출기업이 살아날 수 있도록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 단지만 짓는 게 아니라 교통·교육 등 기반 시설이 먼저 확충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명예교수는 “미국도 실리콘밸리가 뉴욕 같은 도시에 있지 않지만 스탠퍼드대학교가 있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교통 등 인프라가 잘돼 있어서 성공했던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기업이 지역에 정주해도 교통이 불편하고 교육 인프라도 잘 안 돼 있으니 인력 구하기도 어렵고 결국 실적도 안 나오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진석 의원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업종의 수출실적, 특히 중소기업의 영업환경은 여전히 보합세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1조달러 수출실적을 위해서는 온기를 전 산업으로 확대해나갈 미래대응기금 등 다양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