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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촌 교역 제재’에 뿔난 이스라엘, 영국 영사관 폐쇄 맞불

英·佛·캐나다 등 12개국 공조
물품 수입·건설 자금조달 금지
이스라엘 “노골적 간섭” 비판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12개국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과의 교역을 금지하는 등 제재를 추진하자 이스라엘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내정간섭’으로 규정하고 영국 영사관 폐쇄 등 강경 보복 조치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과 함께 정착촌에 대한 제재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재에는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물품 수입을 중지하고, 정착촌 건설이나 자금 조달을 위한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요 인물에 대한 제재나 서안지구 점령에 기여하는 무기 등 기타 수출도 금지하기로 했다.

서안지구. AFP연합뉴스
서안지구. AFP연합뉴스

서안지구 정착촌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에 세운 유대인 거주 공동체다. 팔레스타인 자치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팔레스타인의 주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어, 중동 평화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정착촌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공동성명에서 “너무 늦기 전에 ‘두 국가 해법’을 보호하고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이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각각 국가로 인정하고 공존하자는 주장이다.

공동성명을 주도한 영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었던 영국은 버넘 총리 집권 이후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서안에서 정착민 테러리스트의 팔레스타인인 ‘인종청소’가 있다는 데 영국 정부는 동의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자국에 대한 노골적 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는 선거 제도에 간섭하려는 도덕적으로 왜곡된 행동”이라고 맹비난하며 “영국 노동당 정부가 반유대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동예루살렘 주재 영국영사관을 폐쇄하고, 이스라엘 남부에서 진행 중인 미군 주도의 가자지구 조정 임무에서 영국의 참여를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맡아온 서안 내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보안군 훈련도 불허하기로 했다. 제러미 코빈 전 노동당 대표 등 영국의 정치인·시민 12명은 ‘반이스라엘 활동에 관여했다’는 명목으로 이스라엘 입국을 금지했다. 정착촌 연합단체도 영국의 제재에 일제히 반발했다. 최대 정착촌 단체인 예샤 평의회의 이스라엘 간츠 의장은 “유대인 조상의 땅에서 살며 일한다는 이유로 서안 제품을 제재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