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발전이 과학과 산업을 넘어 전방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약 90년간 풀리지 않은 수학 난제의 해법을 AI를 활용해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날 자사 미공개 최신 인공지능 모델이 수학계 대표 난제로 꼽혀온 유체역학 방정식인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며 증명을 공개했다. 오픈AI는 해당 AI 모델이 약 1만개의 AI 에이전트를 동원해 1300억 토큰을 생성하며 연산을 수행한 끝에 165쪽 분량의 증명과 검증을 완료했으며, 문제를 다루는 데 걸린 시간은 88시간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는 물과 공기 같은 유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수학 방정식으로 항공기 설계와 기상 예측, 혈류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다만 3차원 유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 방정식의 해가 언제나 매끄럽게 존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기 위한 수학계의 사투는 약 90년간 이어졌고, 미국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2000년 이를 7대 ‘밀레니엄 난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1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오픈AI는 90년 동안 인간이 풀지 못한 난제에 대해 예외 사례, 즉 ‘반례’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정한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속도값이 유한한 시간 안에 무한대로 커지는 흐름을 수학적으로 구성하면, ‘모든 해가 매끄럽게 존재한다’는 명제를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AI 발전이 본격화하면서 수십 년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다양한 문제에서 AI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앞선 성과들은 이번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만큼 복잡하거나 주목받지는 않았다고 NYT는 평했다. 다만 오픈AI가 공개한 증명이 실제로 기존 문제의 조건을 충족하는지는 수학계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오픈AI 개발자 샤리프 샤밈이 이날 엑스(X)에 새 AI 모델 ‘GPT-6 아스트라’가 ‘로봇이 아닙니다(I’m Not a Robot)’라는 캡차 게임의 48개 전 단계를 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캡차는 인터넷에서 사람이 아닌 자동화된 프로그램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로 일그러진 문자를 판독하거나 사진 속에서 자동차나 동물 등을 찾아내는 방식 등으로 구성된다. 일부 문제는 실제 사람도 실수할 정도로 복잡하다. AI가 캡차를 소재로 한 게임의 모든 단계를 통과했다는 것은 단순한 이미지 인식을 넘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추론, 맥락 파악, 지시사항 이해, 컴퓨터 사용 능력 등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발전에 따른 우려도 함께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표 AI 개발사 중 하나인 앤트로픽 연구원인 제이컵 콕슨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콕슨은 “우리는 내년 말쯤이면 상황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