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타임스의 모하마드 사르피 편집장이 미국이 한국에 가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을 두고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여 실패와 굴욕의 부담을 나누고 줄이려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사르피 편집장은 이란 속담인 “여럿이 함께 치르는 장례는 잔치다”를 인용하며, 미국이 막대한 군사력을 동원하고도 전쟁의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한국까지 전쟁의 수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심지어 선전포고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르피 편집장은 9일 세계일보에 “파병 결정은 역내 안정과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현재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테헤란타임스는 이란의 대외정책과 국제정세에 대한 시각을 해외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주요 영문 매체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 이전까지 완전히 열려 있었다”며 “미국은 전쟁이 며칠, 길어야 몇 주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일곱 번째 달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그토록 많은 장비와 군함, 해군력과 공군력을 동원하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이 전쟁은 미국에 수렁이 됐다”며 “다른 나라들을 압박해 끌어들이려는 것은 자신의 실패와 교착 상태에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사르피 편집장은 이란 속담인 “여럿이 함께 치르는 장례는 잔치다”를 인용하며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여 실패와 굴욕의 부담을 나누고 줄이려 할 뿐”이라고 말했다. 장례라는 슬픈 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치르면 부담이 덜어진다는 뜻으로,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자국이 감당해야 할 군사적 희생과 정치적 책임을 분산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군이 파병돼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전쟁의 인적·정치적 비용을 떠안게 되고, 그만큼 미국이 홀로 감당해야 할 부담은 줄어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트럼프 자신도 몇몇 나라가 추가로 개입한다고 해서 호르무즈 해협의 현장 상황과 역학관계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러한 실수를 저지른다면 이란과의 관계에 심각하고 깊은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며 “심지어 선전포고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서울은 서아시아 지역에 상당한 관계와 이익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모험에 뛰어드는 것은 그 관계와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전투 목적이나 미국과 별도의 지휘체계 아래 이뤄지는 파병도 예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르피 편집장은 “각각의 조치는 작전상 차이가 있지만, 문제의 본질과 전략적 결정이라는 관점에서는 차이가 없다”며 “모두 이란에 대한 전쟁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전투 작전이라는 명칭은 흔히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며 “전장에서 싸우는 군인 한 명당 평균적으로 약 10명의 지원 인력이 존재하며, 이들의 역할은 매우 핵심적”이라고 설명했다.
파병이 양국 국민 간 관계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그는 “이란 국민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러한 실수는 이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인식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도 바뀔 수 있으며, 이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도 빠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전쟁에서 오판한 원인으로는 올해 1월 ‘베네수엘라 작전’과 이스라엘의 정보 판단 등을 꼽았다. 그는 “베네수엘라 작전은 트럼프를 오만과 오판에 빠뜨렸다”며 “이란도 베네수엘라처럼 손쉽게 삼킬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구체적으로는 모사드가 허구적인 그림을 제시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행동하면 모든 것이 빠르게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믿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르피 편집장은 “이란은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국민의 저항 의지가 전쟁을 버티는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들이 첫날 밤부터 전국의 거리로 나와 야간 집회를 열며 단결과 연대를 보여주었다”며 “이러한 국민과 나라는 폭격과 위협으로 패배시키거나 굴복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제재는 다른 수단을 사용하는 전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JCPOA)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핵합의 탈퇴를 언급하며 “이란이 상당한 양보를 했지만 결국 트럼프가 핵합의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저항’은 유일한 길이자 가장 합리적인 길”이라며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제재는 전쟁의 실상과 그 파장으로부터 미국 국내와 국제사회의 여론을 돌리기 위한 쇼이자 심리전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