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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브리핑] 김건희, ‘매관매직’ 의혹에 “하지 않은 일” 外

2심 결심공판서 호소… 특검 “징역 7년 유지”
대법 “檢 수사관 수사 착수도 검사 수사 개시”
검찰, 軍 사망 유족 ‘인권위 항의방문’ 무혐의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자리는 누구보다 책임있는 자리였고, 제가 더 신중했어야 했지만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원심대로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법원은 검찰 수사관이 검사 지휘로 실질적 수사에 착수한 경우 그 시점에 해당 지휘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항의 방문했다가 인권위원들이 수사를 의뢰해 경찰 수사를 받은 군 사망사고 유가족들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청탁 알선 대가로 3억 상당 금품 받은 혐의

 

김건희 특검팀은 9일 서울고법 형사15-3부(재판장 성언주) 심리로 열린 김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김씨 측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밝혔다. 1심 선고형인 징역 7년을 유지해달라는 취지다. 특검팀은 “김씨의 범죄로 인해 우리 사회가 받은 충격과 공직의 공정성에 대한 훼손, 불법성의 정도는 장관 같은 고위직이 유사한 청탁과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할 것”이라며 “알선수재죄에 경합범 가중을 한 법정 최고형을 상정해도 김씨에게 부족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씨의 변호인은 “특검 측이 제시한 증거만으론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김씨의 건강 상태도 참작해 달라”며 “여러 차례 쓰러져서 응급실로 이송될 만큼 건강이 안 좋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보이며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실이 아닌 일로 제 삶 전체가 규정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명예만 지켜질 수 있게 재판부에 부탁드린다”며 “제 부족한 처신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은 죄송하다. 평생 뉘우치며 살겠다”고 했다.

 

이 사건 1심은 김씨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로봇개 사업가 서모씨,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으로부터 청탁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약 3억원어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씨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는 22일 이뤄진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유희태 기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유희태 기자

◆원심 공소기각 선고… 대법, 사건 파기환송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A(69)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국내 미술대학원 원장이던 A씨는 2019년 제자인 대학원생 B씨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B(55)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22년 5∼7월 3차례에 걸친 감사원 출석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은 혐의(감사원법 위반)도 받았다.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2심은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2심은 한 검찰 수사관이 검사 지휘로 수사한 사건을 넘겨받은 또 다른 검사가 추가 수사를 거쳐 공소를 제기한 점이 수사·기소 분리를 명시한 검찰청법 4조 2항에 위배된다며 이 같이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수사 개시 검사는 애초 수사관의 수사를 지휘한 검사라며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봤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검찰 수사관이 검사 지휘를 받아 착수한 수사도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첫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선임병들의 구타로 숨진 고 윤승주 일병의 유족. 뉴시스
선임병들의 구타로 숨진 고 윤승주 일병의 유족. 뉴시스

◆증거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31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송치된 군 사망자 유족 9명과 활동가 4명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들은 2023년 10월18일 인권위가 2014년 선임병들의 구타로 숨진 고(故) 윤승주 일병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한 진정을 각하한 데 반발해 인권위 청사를 항의 방문했다. 김용원·이충상 전 인권위 상임위원은 이 과정에서 윤 일병 유족 등으로부터 감금·협박을 당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전 위원은 당시 군 내부 인권침해를 조사하는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이었다.

 

수사에 착수한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듬해 4월 유족들이 공동으로 인권위 사무실에 침입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의자들이 인권위 사무실에 진입한 것이 김 전 위원의 의사에 반했다고 할지라도 외형적으로 인권위 직원들의 평온을 저해하는 방식이었다고 인정하기 곤란하다”며 “당시 상황에 비춰 사무실 침입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