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관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딜’(deal·거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텍사스주(州) 댈러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짧은 일문일답을 나눴다. 푸틴과의 전화 통화 내용에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트럼프는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과 푸틴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이는 3자 정상회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푸틴·젤렌스키) 3자 회의가 충분히 열릴 수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딜을 원한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최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모스크바에서 푸틴, 곧바로 키이우에서 젤렌스키를 각각 만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사람은 트럼프의 특명을 받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중이다. 두 정상과 대화를 나눈 뒤 위트코프는 기자들에게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중재하는 양자 회담 일정을 빠른 시일 안에 발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은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가 내건 핵심 공약이다. 트럼프는 전임자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점을 들어 바이든과 민주당의 무능을 질타하며 “내가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후 트럼프는 2025년 8월 푸틴을 알래스카로 초청해 미·러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아무 성과도 얻지 못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종전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로선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계속하는 한 평화 협상 성공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푸틴은 2022년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금까지 점령한 땅을 전부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푸틴은 또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토 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곧 미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뜻으로 장차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배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푸틴의 주장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일원이 되려는 꿈을 접고 영원히 러시아 영향권에 남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젤렌스키는 “나토 가입은 명백히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