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가 변동성 확대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는 한국은행 평가가 10일 제시됐다.
한은은 이날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추세적 주가상승 기대 등에 기반해 레버리지 ETF 투자가 급증한 것도 수급 측면에서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서도 국내 주식 대상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헤지 목적의 국내 현·선물 거래가 증가하는 등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를 초래했다"고 부연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 "현재 기초자산의 시가총액 및 거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한 데서 다소 변화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더 자세한 분석이나 평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은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소수 반도체 기업 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점이 전체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 변화에 관한 주가 민감도가 상승한 가운데 6월 이후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락하자 코스피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8,000에서 9,000으로 치솟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상승 기여율은 총 99.0%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가 44.7%, SK하이닉스가 54.3%였다.
반대로 코스피가 9,100에서 5,500으로 추락할 때도 삼성전자(29.8%)와 SK하이닉스(39.6%)의 하락 기여율이 69.3%로 비교적 높았다.
외국인의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한 대규모 기술적 매도세도 수급 여건의 악화를 초래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가 청산되면서 주가의 상·하방 움직임을 증폭하기도 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 등의 점검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특정 업종, 기업에 의한 시장 집중 완화, 투자자 기반 확충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가 주가 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 규모가 줄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연합>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