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학대해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이 다시 동물을 데려와 기른다면 이를 막을 수 있을까. 현행법상으로는 어려웠다. 그가 동물을 재차 기르거나 관리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이 공백을 메우는 ‘동물사육금지명령’을 담고 있다. 동물학대범죄로 공소가 제기된 사람 가운데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면 법원이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에 동물의 사육·관리·보호를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사육금지명령을 위반하면 처벌하고, 보호관찰관이 집행을 담당하도록 한다.
사육금지제도는 처음 논의되는 것이 아니다. 2022년 동물보호법 전부개정 과정에서도 농해수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기본권의 과도한 제한, 무죄추정 원칙 침해 우려가 제기되며 최종 법안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법원이 재범 위험성을 판단해 명령하고, 기간도 1년에서 5년으로 제한한다. 또한 가해자가 기소된 경우에는 피해 동물이 확정판결 시까지 반환되지 않도록 하여 현행법의 공백을 막는다.
영국, 독일, 스위스는 물론 대만과 싱가포르, 미국 대다수의 주에서도 이미 동물학대자 등의 동물 사육·소유를 제한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결국 학대 이후에도 다시 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방치하지 않는 것이 재학대를 ‘예방’하는 보편적인 제도적 장치로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동물을 기르는 ‘권리’에는 그를 잘 돌볼 ‘책임’이 뒤따른다. 그 책임을 위반하여 학대를 저질렀고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까지 있다고 법원이 인정한 사람에게 ‘일정 기간’ 동물 사육을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필요최소한의 조치다. 여러 차례 논의와 조정을 거쳐 다시 국회 문턱에 선 동물사육금지명령 법안이 이번에는 꼭 통과가 되기를 바란다.
박주연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