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버트 회고록/ 호머 B 헐버트/ 옥성득 옮김/ 푸른역사/ 4만5000원
“한국인이라면 하루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호머 B 헐버트를 두고 남긴 평가다. 미국인이었지만 누구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했고, 대한제국의 국권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헐버트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어록이다.
‘헐버트 회고록’은 한국 근대사의 격동기를 직접 경험한 헐버트(1863∼1949)가 1920년대부터 1932년 말까지 타자기로 작성한 자서전을 90여년 만에 온전히 복원해 펴낸 책이다. 영어 원제는 ‘동양의 메아리’다. 미국 컬럼비아대 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원고를 역자가 고증하고 역주해 350개의 주석과 관련 사진을 더했다.
헐버트는 23세이던 1886년 조선에 들어왔다. 한국 최초 근대적 공립학교인 육영공원의 교사로 초빙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교육에 머물지 않았다. 한국어를 익혀 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펴냈고, 한국사를 연구해 해외에 알렸다. 서재필과 함께 ‘독립신문’ 영문판을 만드는 데 관여했으며 ‘코리아 리뷰’를 발행하는 등 언론인으로도 활동했다. 책은 헐버트의 조선에서의 생활과 여행, 일본 방문기 등 개인적인 경험이 역사적 사건과 함께 펼쳐져 근대사의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