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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200승’ SSG 이숭용 감독 “데뷔 첫 선발승 거둔 이로운, 기쁨보다 미안함을 먼저 얘기하는 걸 보고 성숙됐음을 느꼈다” [인천 프리뷰]

“감사합니다. 하하”

 

SSG와 한화의 2026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숭용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에게 박수를 받았다. 2024년 SSG의 사령탑에 부임해 72승, 지난해 75승을 거둔 이 감독은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면서 감독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200승을 돌아보면 어땠느냐고 묻자 이 감독은 “제가 했다기보다는 선수들과 뒤에서 프런트들의 지원 덕분에 한 거죠”라면서 “아직 갈 길이 멀잖아요. 올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더 많으니까요. 그래도 후반기부터 우리가 원하는 야구를 하고 있고, 계산했던 대로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고무적이죠. 올 시즌 후반기 덕분에 내년 시즌에 대한 계산이 어느 정도 설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라고 답했다.

 

이 감독에게 통산 200번째 승리를 선물한 일등공신은 4년차 우완 이로운이다. 지난 시즌 6승5패 1세이브 33홀드 평균 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필승조로 거듭났던 이로운은 올 시즌 부진을 거듭했고, 고심 끝에 이 감독은 이로운의 선발 전향을 지시했다.

 

8월 한 달을 2군에서 선발 전향을 위해 준비를 마친 이로운은 지난 3일 선발로 등판해 4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9일 두산전에서 6.2이닝 2피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로운이가 마음고생도 많이 했을텐데, 기특한 건 인터뷰 첫 머리에 기쁨보다는 미안했다는 얘기를 먼저 꺼내는 것을 보면서 점점 성숙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임감을 갖고 본인의 좋지 못했던 퍼포먼스를 반성하는 모습이 더욱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제 한 경기를 잘 던진 것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더욱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면서 “한 달 동안 근육량은 유지하면서 체지방만 8kg를 뺄 정도로 독하게 준비했다.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부터 로운이를 선발감으로 봤지만, 이미 불펜으로 뛰고 있었고 올 시즌까지는 불펜에서 제 활약을 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들어가서 병역 혜택을 받은 뒤 내년부터는 선발로 전향시킬 계획이었다. 대표팀에 뽑히진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풀타임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생각이다”라고 치켜세움과 동시에 향후 활용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로운이 뿐만 아니라 (김)건우에 김민준, 최민준에 내년엔 (김)광현이도 돌아온다. 아빌라도 내년에 함께 하니 외국인 선발 하나만 괜찮게 돌아온다면 내년 선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운의 지난 9일 투구가 더욱 빛났던 건 상대가 현재 KBO리그 에이스인 곽빈과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곽빈도 7이닝 5피안타 1실점 9탈삼진으로 역투했지만, 무실점 피칭을 한 이로운에게 밀려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 감독은 “로운이도 상대가 누구건 상관하지 않고, 본인이 갖고 있는 무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찾은 것 같아 고무적이다. 변화구가 커맨드가 되니 수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모습, 마운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는 모습이 좋았다”라면서도 “어제 보니 곽빈은 정말 좋은 투수더라”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불펜으로도 이미 성공을 한 이로운을 선발감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뭘까. 이 감독은 “구종 가치를 봤다. 로운이가 직구와 투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스플리터까지. 흔히 말해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라고 봤다. 불펜에서는 구위를 극대화해 1이닝을 막아야 했지만, 선발은 다양한 구종을 갖춰야 끌고 나가기 수월하다. 삼진을 잡는 게 제일 좋지만, 선발투수에겐 맞춰 잡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로운이는 맞춰잡을 수 있는 유형의 투수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