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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는 체험으로, 패션은 경쟁으로…방송가 새 공식

방송가에서 뷰티·패션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이 다시 늘고 있다. 피부 건강과 관리법을 다루는 솔루션형 프로그램부터 외국인 인플루언서와 함께 K뷰티를 체험하는 여행 예능, 일반인과 업계 종사자가 경쟁하는 패션 서바이벌까지 형식도 다변화됐다. 단순한 스타일 정보 전달을 넘어 체험·관광·세대 담론·경쟁 서사를 결합해 국내 시청자는 물론 해외 시청자까지 겨냥하는 모습이다.

11일 방송가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방송 중인 채널A ‘뷰티클리닉 터치미’는 뷰티 예능의 전통적 문법인 ‘전문가 솔루션’에 집중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의 피부 고민과 생활 습관을 살피고, 피부 건강과 외모 관리 개선 과정을 보여준다. 최근 방송에서는 가수 율희의 피부 고민과 배우 서정희의 피부 건강 회복 과정 등을 다뤘다. 뷰티를 화장법이나 유행 정보에 한정하지 않고 건강, 노화, 식습관, 생활 관리의 문제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E채널 ‘서울언니’는 뷰티 콘텐츠와 K컬처 관광을 결합했다. 지난 3일 첫 방송을 시작해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서울언니’에는 뷰티 크리에이터 포니와 러블리즈 출신 배우 정예인이 출연한다. 두 사람은 베트남 인플루언서 딴 메오, 쯔엉 냐 딘과 함께 서울의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찾아 K뷰티 문화를 체험하고 소개한다. 청담동 메이크업 체험과 서울의 뷰티 명소 등을 통해 제품이나 기술뿐 아니라 한국식 미용 소비 문화와 도시 경험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다.

 

패션 분야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스타일 워즈’가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스타일 워즈’는 패션을 좋아하는 일반인이 참여하는 대국민 패션 서바이벌을 표방한다. 디자이너·스타일리스트·모델 등 패션업계 종사자를 포함한 참가자들이 각자의 스타일과 기획력을 앞세워 경쟁하는 형식이다. 이혜리가 MC로 출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10월에는 E채널 ‘서인영의 유행꼰대’도 공개된다. 2000년대 패션과 뷰티 트렌드를 이끌었던 서인영이 크리에이터 미미미누와 공동 MC를 맡아 최신 유행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세대 격돌형 토크쇼다. 패션과 뷰티를 비롯해 연애, 다이어트, K팝 등 세대별 취향 차이가 큰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유행을 일방적으로 소개하기보다, 과거 트렌드를 경험한 세대와 최신 문화를 소비하는 세대의 시선 차이를 예능적 대화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최근 뷰티·패션 예능의 공통점은 ‘무엇을 입고 바를 것인가’라는 정보 제공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데 있다. ‘터치미’는 외모 관리에 건강과 회복의 서사를 더했고, ‘서울언니’는 뷰티를 여행과 해외 교류의 경험으로 확장했다. ‘스타일 워즈’는 패션을 경쟁과 자기표현의 무대로, ‘유행꼰대’는 세대 문화와 소비 취향을 논하는 소재로 활용한다.

 

이는 뷰티와 패션이 개인의 취향을 보여주는 소비 영역인 동시에 K컬처와 연결될 수 있는 산업 콘텐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짧은 영상으로 신제품과 스타일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는 환경에서는 단순한 시연이나 추천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다. 이에 방송은 전문가의 변화 과정, 출연자 간 관계성, 해외 체험, 서바이벌 경쟁, 세대 간 토론 등 TV 예능 특유의 서사를 결합하고 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향후 뷰티·패션 예능은 시청률뿐 아니라 제품 체험, 지역 방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 등 다층적인 효과를 겨냥하는 방향으로 더욱 세분화될 것”이라며 “뷰티와 패션을 둘러싼 취향 소비를 ‘보는 콘텐츠’에서 ‘참여하고 공유하는 콘텐츠’로 바꾸려는 방송가의 시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