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언론사 문의 때까지 ‘구글 성범죄 피해정보 유출’ 파악 못한 정부

원민경 “구글, 위법 사항 확인 땐 법적 책임져야”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삭제 요청 정보를 외부 사이트에 유출한 구글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다. 다만, 정부는 언론사의 문의가 있기 전까지 구글의 정보 유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등과 함께 성폭력처벌법,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구글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구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구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한겨레는 구글에 불법촬영물 삭제를 요청한 피해자들의 이름과 직장, 연락처 등이 담긴 요청문이 구글과 협업하는 해외 연구 프로젝트 사이트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피해자의 이름·나이·직장·학교·휴대전화 번호를 포함한 개인 식별 정보와 피해 상황을 설명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삭제 요청 내역이 구글을 통해 유출된 것이다.

 

성평등부가 피해자 정보 유출 사태를 파악한 것은 지난달 25일로 당시 언론이 정부 부처에 알려 대응을 요청했다. 이후 13일 만에 피해자 신상 게시물이 삭제됐다.

 

결과적으로 성평등부는 언론사로부터 관련 문의를 받기 전까지 구글을 통한 정보 유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셈이다. 이날 이경숙 성평등부 성평등정책실장은 “구글은 어떤 개인정보도 외부에 내보내지 않는다는 게 내부 방침이고 정책이어서, 구글이 다른 곳으로 이 정보를 보낸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몰랐다”고 설명했다.

 

성평등부는 이달 5일 긴급회의를 열고 구글에 피해자 정보 유출과 조치 지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9일엔 향후 한국에서 접수되는 모든 삭제 요청 자료를 외부에 공유하지 않겠다는 구글의 확약 공문을 확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과거 추가 유출 여부를 확인할 자료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추가로 유출 이력이 있는지와 자세한 피해 규모, 유출된 경위 등에 대해 제출하라고 했다. 구글은 이번 주 내로 성평등부에 제출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

 

원 장관은 “구글의 확약과 무관하게 구글의 법적 책임은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며 “확약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더욱더 무거운 책임이 아마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의 재발방지대책이 실효성 있게 마련되고 실제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성평등부는 다른 거대 플랫폼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점검 중이다.

 

원 장관은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정확히 사건 경위를 조사해 제대로 재발 방지를 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번 일은 단순한 시스템상 오류나 실수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며, 구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