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A씨와 같은 정신장애인이 경기도 화성시 인사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당시 원고는 면접에서 A씨처럼 장애와 무관한 질문을 받았고,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해당 사건에서 원고는 최초 면접 때 받은 질문을 문제 삼았다. 면접위원들은 재발성 우울장애 및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장애 3급을 판정받은 원고에게 “잠이 많은 이유가 약 복용이나 질환 때문인지” 등 질문을 했다.
1심과 상급심 판결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면접위원들의 질문이 차별인 건 맞지만 추가 면접에서 이런 행위가 시정됐다고 봤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최초 면접의 결과가 추가 면접에서 영향을 줬을 것이기에 A씨에 대한 불합격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례에서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할 때,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사용자가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판례리뷰에서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불합격 처분이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구 연구위원은 이 판결이 직무와 무관한 장애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이 차별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음을 판시해, 의의가 있다고 봤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3항 제2호는 ‘금지된 차별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직무 수행 가능 여부에 해당 근로자의 장애가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한해 장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례로 시각장애인이 경비 업무에 지원했다면 단속 등을 할 수 있는 시력인지 등 질문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당 판결에서는 업무와 무관한 사항을 질문해 이를 바탕으로 불합격 처리를 했다. 구 연구위원은 “장애 질문에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장애를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했다고 추정할 근거로 인정한 것”이라며 “외국의 차별 판단 법리나 국내외 장애 차별 가이드라인과 일치하는 타당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직장인 절반은 직장에서 장애인 채용 관련 편견이나 차별이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올해 2월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6.7%는 한국 사회가 장애인이 일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46.2%는 자신의 직장에 장애인 채용과 관련한 편견이나 차별이 존재한다고 봤다. 여성의 응답률이 더 높았는데 여성은 ‘차별 분위기가 있다’는 응답이 52.2%로 남성(40.6%)보다 11.6%포인트 높았다.
직장 내 장애 관련 비하 표현을 접했다는 응답도 직장인 10명 중 2명꼴로 나타났다. 전체의 17.4%는 직장에서 장애를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는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