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둘러싼 국무총리실의 사찰 논란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전 대표이기도 했던 한 의원을 향한 당내의 복잡한 감정은 여전하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여 공세에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총리실 과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신분을 숨기고 한 의원에게 질문한 것에 대해 “총리실 소속 간부가 일반 시민처럼 하고 의원들에게 질의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장이 로텐더홀에서 진행되는 이런 (기자회견에 대한) 보안까지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재발이 안 되게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총리실이 해당 직원을 엄중 경고키로 한 것에 대해선 “엄중 경고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총리나 국무조정실장 지시 없이 과장급 직원이 국회의원에게 본인의 신분을 속이고 질문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재선 박형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전담대응팀 소속 모 의원은 질의 시간을 통째로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의원 공격에 썼다”면서 “정말 결백하다면 메신저를 공격할 이유가 없다. 메시지가 사실이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계파 불문 “총리 사퇴”…한동훈, 의원들 비판 글 공유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성숙 국무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친한계(한동훈계)는 물론 계파색이 옅거나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까지 비판에 가세하면서, 당내에서는 한 의원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이번 논란에 공동 대응하는 기류가 형성됐다. 한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관련 글을 잇달아 공유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만약 윤석열 정부 시절 총리실 직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이런 일을 벌였다면 민주당은 무엇이라 외쳤겠느냐. 아마 정권 퇴진을 부르짖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선 성일종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일은 이재명 정부에 충성하는 편향된 공무원들의 단순한 일탈로 넘길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행정부 공무원의 야당 의원 사찰은 여야를 떠나 삼권 분립을 훼손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파색이 옅은 3선 신성범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국회의원 단체 텔레그램방에 “이 건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야권에서 한목소리로 공동 대응해야 마땅한 사안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반인 호소인 총리실 과장이 어공(정치권 출신 정무직 공무원)이 아니라 늘공(정부 부처 출신 직업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사찰 그 자체보다 충격적”이라며 “본인이 호소한 대로 일반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답”이라고 비판했다.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재선 김미애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기만하고 헌법상 권력분립과 민주적 통제를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총리는 국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사퇴하라. 꼬리 자르기로 끝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한계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재선 서범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권력이 공무원을 앞세워 비판자를 압박하고 여론을 조작하려 한 권력형 사찰”이라고 했고, 재선 박정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회의장도 국회를 대표해 유감을 표해야 한다. 이것은 여야의 문제를 떠나 국회의 권위에 대한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류 모임 ‘대안과미래’ 간사를 맡은 재선 이성권 의원도 입장문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 김승원에 대한 민주당의 무리한 방어와, 더 이해할 수 없는 총리실 과장의 헌법 위반 사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께 뭐라 설명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 “부적절한 처신”…韓·국민에 유감 표명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사찰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고 묻자 “일반인이라고 답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한 의원과 국민 여러분들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로서 야당 국회의원 기자회견 자리에서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질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국회의장실도 가서 설명하고, 한동훈 의원실에 (차관이) 가서 사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