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젊고 잘생긴 미남 정치인’의 상징처럼 여겨진 쥐스탱 트뤼도(54) 전 캐나다 총리가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 변신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뤼도는 이날 ‘희망과 노력’(Hope and Hard Work)이란 이름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설립했다. 희망과 노력은 트뤼도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9년 넘게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대국민 연설 등에서 자주 사용한 용어다.
희망과 노력은 영화, 텔레비전(TV) 드라마, 음반 등을 직접 만들거나 시장에 유통시키는 콘텐츠 공급자를 표방한다.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서로를 보고, 이해하며,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를 통해 세계인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마침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에서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가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트뤼도가 이 시점에 사업 런칭을 발표한 것도 TIFF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뤼도의 오랜 측근으로 그가 총리로 있는 동안 내내 비서실장을 지낸 케이티 텔포드(48)가 신생 기업에서도 트뤼도를 보좌한다.
트뤼도는 1960∼1980년대에 두 차례에 걸쳐 15년 넘게 총리로 일한 피에르 트뤼도(1919∼2000)의 아들이다. 그는 재임 중 캐나다를 ‘세계 최고 선진국 클럽’이라는 주요 7개국(G7)에 가입시킨 업적 등으로 캐나다 역대 총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처럼 탄탄한 가문의 배경에 준수한 외모, 수려한 언변까지 타고난 트뤼도는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자유당 대표가 됐고 총리에도 올랐다.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트뤼도의 정치적 운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첫번째 임기(2017년 1월∼2021년 1월) 당시부터 트뤼도와 사이가 나빴다.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 트뤼도를 총리 대신 ‘주지사’(Governor)라고 부르며 모욕을 가했다.
2기 행정부 출범 후 트럼프는 캐나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 그로 인해 집권 자유당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결국 트뤼도는 2025년 3월 같은 당 동료이자 경제 전문가인 마크 카니(61)에게 당 대표 및 총리직을 넘기고 정계에서 은퇴했다. 총리 시절 이혼한 그는 최근 미국 가수 겸 작곡가 케이티 페리(41)와의 열애로 큰 화제가 되었다.
정치를 그만둔 트뤼도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은 여러 모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를 연상케 한다. 오바마와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을 떠난 이듬해인 2018년 ‘하이어 그라운드’(Higher Ground) 프로덕션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넷플릭스와 다년간 계약을 맺고 맺고 영화와 각종 시리즈 등 콘텐츠를 만들어 공급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