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C방 문화를 태동한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2030년 오픈월드 슈팅게임으로 돌아온다. 다만 국내에서 제기됐던 넥슨과의 공동 개발 가능성에 대해 블리자드는 “현재로서는 우리가 유일한 개발사”라며 선을 그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블리즈컨 2026’ 개막 행사에서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을 활용한 신작을 2030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약 3분 분량의 영상에는 테란 자치령 소속 해병이 훈련을 거쳐 전장에 투입된 뒤 저그와의 전투 끝에 전사하는 과정이 묘사됐다.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이나 구체적인 시스템은 공개되지 않았다.
신작 개발을 이끄는 댄 헤이 프로듀서는 무대에 올라 이번 작품을 기존 RTS와 달리 플레이어가 전장에 직접 뛰어드는 오픈월드 슈팅게임으로 소개했다. 그는 오픈월드 1인칭 슈팅게임(FPS) ‘파 크라이’ 시리즈 3∼6편을 유비소프트에서 총괄한 인물이다.
헤이 프로듀서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직접 쟁취하는 게임”이라며 스타크래프트 특유의 세계관과 분위기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운 공식 슈팅게임이 실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리자드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라는 콘솔용 액션 게임을 개발했으나 장기간 표류 끝에 출시하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신규 작품 발표도 오랜만이다. 블리자드는 1998년 첫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했고, 2010년 ‘스타크래프트Ⅱ: 자유의 날개’를 시작으로 ‘군단의 심장’, ‘공허의 유산’ 등을 선보였다. 2016년에는 추가 캠페인 콘텐츠인 ‘노바 비밀 작전’을 내놨다.
관심을 모았던 넥슨과의 공동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블리자드가 일단 부인했다. 모니카 오스틴 블리자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날 현장에서 “우리가 새로운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우리가 유일한 개발사”라고 밝혔다.
앞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블리자드의 지적재산(IP)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넥슨이 최근 블리자드의 1인칭 슈팅게임(FPS) ‘오버워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맺으면서 양사의 협력 범위가 스타크래프트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블리자드 측이 선을 그은 셈이다.
다만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신작 개발과는 별개로 한국 시장에서 넥슨과의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스틴 CMO는 “한국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 있게 이해하려 하고 있다”며 “한국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넥슨과 긴밀하게 협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시장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스타크래프트 신작 역시 한국 이용자들과 강하게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리자드로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장르 전환이 세대교체를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대표 IP의 이용자층이 고령화하는 가운데 기존 팬층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이용자를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이를 위해 기존 IP를 새로운 장르와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스틴 CMO는 스타크래프트 신작에 대해 “기존 작품과의 연결성을 충분히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