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개월 이후의 경기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가 반도체 호황으로 5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국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CLI는 102.87로 2021년 5월(102.88)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의 CLI 수준은 OECD가 공개한 17개국 중 1위다. 한국이 1위를 차지한 건 2020년 5월(99.46) 이후 6년 3개월 만이다.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OECD CLI는 제조업 업황 전망, 주가, 투자재 제조업 재고, 재고출하비율, 장단기 금리차, 교역조건 등 6개 지표로 구성된다.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향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해 1월(99.14)까지 하락하던 한국의 CLI는 2월(99.16) 반등한 이후 1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하는 경기 예측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에서도 관측된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 연속 상승하다 지난 7월 104.2를 기록해 2000년 8월(104.6) 이후 25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의 지수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꼽힌다. 교역조건은 수출품 가격을 수입품 가격으로 나눈 비율이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화장품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68.7% 증가했다.
다만,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지표들의 상승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CLI의 전월 대비 상승 폭은 3월 0.43포인트(p)에 달했으나, 4월(0.41포인트)부터 지난달(0.06포인트)까지 5개월 연속 축소됐다. 데이터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전월차도 6월 0.9포인트에서 7월 0.4포인트로 줄었다.
여기에 중동전쟁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도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경기 확장 속도가 점차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를 경기 하강 신호로 해석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9월호에서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CLI가 100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전월차 상승 폭이 둔화됐다고 앞으로 경기가 꺾인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