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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도 안심 못한다”…1형 당뇨 발병률 11.5배↑

국내 18개 대학병원 환자 936명 분석…가족력 확인은 3.4%
쌍둥이, 42.9%서 함께 발병…“형제·자매 고위험군으로 관리해야”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형제자매에게서 같은 질환이 발생한 비율이 일반 소아의 1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형제자매에게서 같은 질환이 발생한 비율이 일반 소아의 1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형제·자매가 일반 소아보다 1형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11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쌍둥이의 경우 두 사람 모두에게 1형 당뇨병이 발생하는 비율이 40%를 넘어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3일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내 발생 양상과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다기관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으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이 참여한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다기관 연구다.

 

연구진은 2010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국내 18개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가족력에 따른 친족 내 발병 양상을 분석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며, 진단 후에는 지속적인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 936명 가운데 부모나 형제·자매 등 가족에게 1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32명(3.4%)이었다. 부모가 1형 당뇨병 환자인 경우는 전체의 1.1%였다.

 

특히 환자들의 형제·자매 779명을 분석한 결과 23명(3.0%)에서 1형 당뇨병이 발생했다.

 

이는 국내 일반 소아 인구의 1형 당뇨병 발생률인 0.26%보다 11.5배 높은 수준이다.

가족 내 최초 진단 환자와의 가족 관계에 따른 1형당뇨병 발생률. 질병관리청
가족 내 최초 진단 환자와의 가족 관계에 따른 1형당뇨병 발생률. 질병관리청

쌍둥이에서는 가족 내 동반 발병률이 더욱 높았다. 쌍둥이 환자의 경우 42.9%에서 1형 당뇨병이 함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유전적 요인이 질환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인됐다.

 

가족 내에서 두 번째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첫 번째 환자보다 진단 당시 상태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두 번째 환자는 첫 환자보다 진단 당시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았으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토산증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았다.

 

연구진은 첫 번째 환자의 진단을 통해 가족들이 1형 당뇨병의 증상과 관리 방법을 인지하게 되면서 두 번째 환자의 이상 징후를 비교적 일찍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가족 내 두 번째 환자의 경우 가족의 관리 덕분에 훨씬 건강 상태가 양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1형 당뇨병에도 유전력이 있을 수 있음을 확인했고, 환자의 형제·자매를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 최초이자 대규모 분석을 통해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력에 따른 발생 실태와 형제·자매의 구체적인 발병 위험도를 밝혔다는 점에서 보건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전국 42개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1형 당뇨병 환자 5000명을 장기 추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환자 등록 연구(레지스트리)를 구축하고,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국가 표준 진료 지침과 예방·관리 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