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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보다 사업 속도 월등”… 아파트 리모델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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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개선 시장 블루오션 되나

준공 이후 최소 15년 지나면 추진
기존 골조 살려 세대 수 추가 가능

‘분당 느티마을 4단지’ 공사 한창
1006→1149가구로 143가구 늘어

공사비 부담·지하공사 어려움 불구
상대적 이른 시점 사업 추진 큰 매력

시장 선도 포스코이앤씨, 경쟁력 톱
22년간 46개 단지 14조 규모 수주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4단지에서는 기존 아파트 골조를 활용해 면적과 세대수를 늘리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1994년 준공된 이 단지는 기존 1006가구에서 1149가구로 143가구를 늘리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을 마치면 ‘더샵 분당하이스트’라는 이름으로 단지명도 바뀐다. 준공 시점은 2027년 10월이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는 재건축과 달리 기존 골조를 활용해 노후 공동주택의 기능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정비 방식이다. 주택법상 리모델링은 준공 후 최소 15년이 지난 공동주택에서 가능하며, 구체적인 연한은 15∼20년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정한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가구의 면적을 넓힐 수 있고, 가구 수를 늘리는 경우에는 기존 세대수의 15% 이내에서 추가할 수 있다.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4단지 리모델링 공사 현장.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4단지 리모델링 공사 현장.

◆골조 살려 넓히고 주차장 확대

 

느티마을4단지는 기존 동을 앞뒤, 옆으로 넓히는 수평증축과 새 동 1개를 짓는 별동증축을 적용한다. 이날 둘러본 전용 84㎡형 세대에서는 기존 외벽이 있던 위치와 새로 타설한 콘크리트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외벽과 발코니 일부를 걷어낸 뒤 새 콘크리트를 덧대 기존 구조와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세대 위치에 따라 확장 방식도 달라진다. 건물 끝쪽 세대는 옆으로도 넓힐 수 있지만, 중간 세대는 앞뒤로만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정상민 현장 부소장은 “측벽 쪽으로 확장할 수 없는 세대는 전후면만 넓히는 식”이라며 “세대 위치에 따라 확장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 차이로 기존 4개였던 평면 유형도 28개로 늘어났다. 

지하주차장도 대폭 넓어진다. 기존 지하 1층이던 주차장은 지하 4층까지 확대되고, 주차 가능 대수도 601대에서 1966대로 늘어난다. 기존에는 지하까지 연결되지 않았던 엘리베이터도 새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다만 기존 아파트를 그대로 둔 채 지하를 파야 하는 만큼 공사는 복잡하다. 현재 지하·지상 골조와 마감 공정이 일부 겹쳐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신축공사에 비해 기존 골조를 최대한 살리면서 지하층 톱다운 공법 적용을 하는 등 공사 난도가 더 높아 공사기간과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이유는 사업 추진 속도가 꼽힌다. 공사 자체는 복잡하지만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느티마을4단지는 2014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2018년 시공사를 선정하고 2022년 사업계획승인을 거쳐 2024년 착공했다. 예정대로 2027년 10월 준공하면 조합설립인가부터 준공까지 약 13년이 걸리는 것이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지하주차장 모습. 리모델링 과정에서 지하 2층 규모의 주차장을 새로 조성하고 세대까지 엘리베이터를 연결했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지하주차장 모습. 리모델링 과정에서 지하 2층 규모의 주차장을 새로 조성하고 세대까지 엘리베이터를 연결했다.

◆주차장은 지하로, 세대는 더 넓게

 

공사가 끝난 뒤 모습은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1984년 준공된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해 2024년 10월 준공한 곳이다. 지하주차장을 새로 만들고 기존 지상 주차장은 조경과 보행공간으로 바꿨다. 기존 5개동 498가구에 신축동 3개동 74가구를 더해 총 8개동 572가구로 늘렸고, 기존 동은 층수를 유지한 채 앞뒤로 면적을 넓혔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리모델링 세대 내부 모습. 이 단지는 1984년 준공된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해 2024년 10월 준공했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리모델링 세대 내부 모습. 이 단지는 1984년 준공된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해 2024년 10월 준공했다. 

세대 내부도 바뀌었다. 기존 전용 84㎡형은 방 3개·욕실 1개의 2베이 구조였지만 리모델링 후 전용 93∼95㎡로 넓어지면서 방 4개·욕실 2개 구조로 재편됐다. 다만 기존 골조를 활용하는 만큼 평면을 완전히 새로 짤 수는 없다. 현장 관계자는 “내부 구조는 바꿀 수 있지만 내력벽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대 내부를 설명한 또 다른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전용면적은 약 3평 늘었지만 발코니 확장 등을 포함하면 실제 사용하는 공간은 약 9평 넓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단지 내 조경·보행공간.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조경과 보행공간으로 바꿨다.
지난 9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단지 내 조경·보행공간.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조경과 보행공간으로 바꿨다.

◆리모델링 시장 선점…누적 수주 14.3조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 시장을 일찍 공략해왔다. 2014년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현재까지 46개 단지에서 약 14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고, 최근 3년간 수주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준공한 리모델링 단지는 개포우성9차를 리모델링한 ‘개포 더샵 트리에’,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한 ‘더샵 둔촌포레’, 송파 성지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잠실 더샵 루벤’ 등 3곳이다. 현재는 느티마을3·4단지와 무지개마을4단지 등 7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재건축·재개발보다 경쟁이 덜했던 리모델링 시장을 일찍 공략한 것이 현재의 수주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일반분양이 적어 사업성이 떨어지다 보니 과거에는 메이저 건설사들이 기피했던 분야”라며 “포스코이앤씨가 리모델링 시장을 먼저 확대하면서 수주와 시공 경험을 쌓았고, 이후 재건축 수주 경쟁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에도 제약은 있다. 기존 골조를 활용해야 해 평면 변경에 한계가 있고, 일반분양 물량도 재건축보다 제한적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재건축과 리모델링 중 어느 방식이 더 유리하냐는 질문에 “조합원분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