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공동 발의한 ‘산업스파이 가중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이 최고를 달리고 있는 여러 산업부문을 노리고 기술유출을 하는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법”이라며 “꼭 통과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진행한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수년에 걸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해 개발한 국내 기업의 핵심 산업기술을 불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몇 개에 담아서 유출하는 심각한 사건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이 1310명의 산업스파이를 입건해 송치했지만 6개월 이상의 실형을 받은 사람은 단 1명도 없었고, 누적 피해액은 56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서 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기술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입법적 판단에 공동발의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제는 기술유출 행위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안보사범’으로 규정하고, ‘경제간첩죄·경제이적죄·일반경제이적죄’로 분류해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해서 우리 기업의 기술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지난달 24일 대표 발의한 산업스파이법에는 서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36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 권칠승 정책위의장, 허영 정책위 사회 수석부의장, 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등이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산업스파이법은 기술유출의 배후와 목적에 따라 처벌을 세분화했다. 외국 정부의 이익을 위한 범행은 ‘경제간첩죄’로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과 100억원 이하 벌금, 외국 법인 등의 이익을 위한 범행은 ‘경제이적죄’로 7년 이상 징역과 8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국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기술을 유출한 경우에는 ‘일반경제이적죄’를 적용해 5년 이상 징역과 65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경제계와 법조계에선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 및 이에 준하는 단체’로 넓힌 개정 간첩법(형법 98조)이 이달 13일부터 시행됐지만, ‘외국 법인’을 위한 산업스파이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별도 법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기술을 유출한 외국 법인과 외국 정부 간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개정 간첩법만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입법 미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우리도 주요 경쟁국들처럼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안보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익보호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조속한 입법을 호소했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 강기중 회장(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도 “기술탈취범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기술탈취범의 이직을 받아준 외국기업도 우리의 산업스파이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기술안보는 국가의 산업·경제를 떠받치는 근간”이라며 “국민과 기업이 오랜 시간 피땀 흘려 일군 국가핵심기술이 대한민국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기술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