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해당합니다. 탄핵 사유는 분명합니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도 폐지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과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부여한 현행 제도가 1972년 유신헌법에서 도입됐다며 제청권 폐지를 주장했다.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타진한 데 대해서도 “사법부 시스템과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법원행정처 폐지를 포함한 사법개혁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0년 만에 개편되는 형사사법체계에 대해선 “수사·기소 분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 등 선진 형사사법제도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사건 핑퐁·암장 우려에는 보완수사요구권과 수사관 교체·징계 요구, 사건책임제 등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작기소 의혹에는 “정권 차원의 조작기소가 있었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며 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배임죄 개편과 가사소송법 전부개정, 산업스파이 처벌 강화도 법사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를 지난 10일 국회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 대법원장 탄핵 사유는.
“자기 손아귀에 있는 사람을 대법관으로 추천하려고 권한을 남용하며 국민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은 직무유기, 서면 제청은 직권남용이다. 조 대법원장 탄핵 사유는 분명하다. 제청권이 대법원장에게 있는 건 협의해서 대통령에게 임명받게 하라는 것이다. 지금도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다.”
―대법관 제청권 폐지 입장은.
“제청권 제도는 1972년 유신헌법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말 잘 듣는 대법원장을 통해 대법관들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도입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법원장 제청권 폐지를 비롯한 대법관 추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법원행정처도 폐지해야 하나.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 지휘를 받는 기관이다. 행정처장이 후보자들에게 사퇴를 타진한 행위가 대법원장의 지시나 묵인 없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 추천위 결과가 자신들의 정치적·사법적 계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보자 사퇴를 압박하고 추천위 재구성을 밀어붙이려 한 것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다. 법원행정처 폐지를 비롯한 사법개혁을 논의할 시점이다.”
―형사사법체계 개편 평가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됐던 검사 제도가 국민적 열망을 바탕으로 수사·기소 분리, 중수청·공소청 신설 등 선진 형사사법제도로 개선됐다. 다만 오랜 기간 자리 잡은 체계가 바뀌는 만큼 시행 과정에서 오류가 나올 수 있다. 국민 피해가 없도록 정부와 협의해 보완 입법을 계속하겠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우려는.
“경찰 수사가 미진하면 검사는 보완수사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경찰은 한 달 이내, 연장 시 추가 한 달 안에 수사를 마쳐 보고해야 한다.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수사관 교체·징계도 요구할 수 있다. 사건책임제로 검사가 사건번호를 유지하면서 추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해 사건 핑퐁 방지 장치도 마련했다.”
―조작기소 의혹은.
“국정조사를 통해 많은 사실이 밝혀졌다. 국정원 보고서 누락, 검찰의 쌍방울 사건 수사계획 등이 윤석열 대통령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보고된 사실 등을 보면 정권 차원의 조작기소가 있었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 수사가 필요하다.”
―배임죄 개편은.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가 경영상 판단의 자율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단순 폐지가 아니라 구성요건을 구체화하거나 특별법으로 대체 규율하는 방안, 경영판단 원칙을 명문화하는 방안 등이 있다. 기업범죄 처벌 공백을 막으면서 경영상 자율도 보장해야 한다.”
―임기 중 처리하고 싶은 법안은.
“현행 가사소송법은 1991년 시행된 뒤 35년이 넘었다. 가족의 모습과 사회 인식이 크게 달라졌지만 법과 절차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가사사건에서 미성년 자녀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호되도록 가사소송법 전부개정안을 임기 중 꼭 통과시키고 싶다.”
―산업스파이법 공동발의했는데.
“국내 기업이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개발한 핵심 산업기술이 USB 몇 개에 담겨 빠져나가는 사건이 많다.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이 1310명의 산업스파이를 입건해 송치했지만 6개월 이상 실형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누적 피해액은 56조원에 달한다. 기술유출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로 보고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