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출신 감독 메이 엘투키의 영화 ‘우먼 언노운(Woman Unknown)’이 12일(현지시간)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올해 경쟁 부문에 오른 21편 가운데 여성 감독의 단독 연출작은 이 작품이 유일했다. 1932년 시작한 베네치아영화제 역사상 여성 감독의 황금사자상 수상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우먼 언노운’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덴마크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부유한 고용주와 결혼을 앞둔 젊은 가정부가 독일군 병사와의 과거 연애 사실이 드러나며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연 배우 마틸드 아르셀은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까지 받아 작품은 2관왕에 올랐다.
엘투키 감독은 수상 직후 “이 영화는 여성의 몸이 전쟁터가 되는 현실에 관한 이야기이며, 보이지 않고 목소리 내지 못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 영화인들은 여전히 제작비 조달과 예산, 캐스팅 기회, 주요 영화제 진출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영화계의 구조적 성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심사위원장 매기 질렌할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유일한 여성 감독 경쟁작이 최고상을 받은 데 성별 요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일축했다. 그는 “‘우먼 언노운’은 레이저 빔처럼 정확하고 강렬하다고 느낀, 정말 훌륭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강조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이스라엘 감독 유발 아브라함·레이철 쇼르의 가자 전쟁 다큐멘터리 ‘나자(NAZA)’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이스라엘 군 내부 관계자들 증언을 통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대규모 살상 과정에 작동한 시스템을 파헤쳤다. 감독상은 소련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다룬 ‘다우(DAU)’의 일리야 흐르자놉스키 감독이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