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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투자자가 정부 상대로 낸 수천억대 ISDS 최종 승소

배상 책임 0원에 소송비용 15억 회수… 연전연승

국내에서 불법 대출을 받은 뒤 빚을 갚지 않아 담보를 잃은 중국인 투자자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6년여만에 정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정이 최종 확정됐다. 해당 투자자가 ISDS 패소 판정에 불복해 낸 취소신청까지 전부 기각되면서 정부는 수천억원대 청구액에 대한 배상 책임을 완전히 벗었고, 소송비용(15억원 상당)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강준하 국제법무국장을 비롯한 법무부 관계자들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선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준하 국제법무국장을 비롯한 법무부 관계자들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선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는 13일 브리핑을 열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전날 오전 5시25분쯤(한국시간) 청구인인 펑전 민(중국 국적)씨의 중재판정 취소신청을 전부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ISDS는 2007년 10월 국내에 파이코리아란 회사를 설립한 뒤 우리은행이 주선·지급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3800억원을 조달한 민씨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우리은행이 담보로 받은 회사 주식을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민씨는 민사소송에서 최종 패소하고, 대출 과정에서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금품·이익을 약속하거나 제공한 사실 등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자 우리은행의 주식 매각과 한국의 민·형사 사법절차 등이 한·중 투자협정을 위반했다며 2020년 8월 ISDS를 제기했다.

 

애초 배상 청구액은 약 2조원에 달했지만, 절차 진행 과정에서 2641억여원으로 줄었다. 원 중재판정부는 2024년 5월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한국 정부의 소송비용 약 49억1260만원과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민씨는 같은 해 9월 취소신청을 냈다. 그러나 취소위 역시 원 중재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며 “향후 소송비용 환수에 최선을 다하고, 청구인 측과 협의해 취소결정문 등을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론스타·엘리엇과의 ISDS 판정 취소절차에서 연전연승하며 배상 부담을 던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론스타 사건에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중재판정 부분이 취소되면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4000억원의 배상 의무가 소멸했다.

 

올해 2월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엘리엇 사건의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영국 법원이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정을 유지할 수없다고 판단하면서 1600억여원의 배상 의무를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