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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돌풍에…“독일 정부, 1년 4개월 만에 붕괴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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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보수 정당 지도자들 사이에 위기감
“더 빨리 개혁하지 않으면 낭패 볼 수도”
중동發 에너지 고비용 문제 해결 급선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 연립정부가 출범 1년 4개월 만에 붕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메르츠가 대표로 있는 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의 자매 정당이자 연정에 참여 중인 기독사회당(CSU) 지도자가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마르쿠스 죄더 독일 기독사회당(CSU) 대표 겸 바이에른주 총리. 게티이미지
마르쿠스 죄더 독일 기독사회당(CSU) 대표 겸 바이에른주 총리. 게티이미지

13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바이에른주(州) 총리를 맡고 있는 마르쿠스 죄더 CSU 대표는 이날 뮌헨에서 열린 당 집행위원회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연방정부가 무너질 수 있다”며 “이는 독일 민주주의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SU는 바이에른에서만 활동하는 일종의 지역 정당으로, 연방의회 차원에선 CDU와 함께 ‘CDU/CSU 연합’이란 단일 교섭단체를 꾸려 긴밀히 공조한다.

 

현 메르츠 정부는 지난 2025년 5월 출범했다. 전임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끌던 사회민주당(SPD) 주도 연정이 의회 불신임으로 붕괴한 데 따른 것이다. 총선 결과 원내 1당으로 부상한 CDU/CSU 연합이 3당인 SPD와 새롭게 연정을 꾸리며 총리 등 내각 요직을 차지했다.

 

죄더 대표가 위기론을 제기한 것은 최근 동부 작센안할트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때문이다.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43.8%를 득표하며 압도적 승리를 기록했다. AfD는 주의회 83석 중 39석을 차지해 1당에 올랐지만 과반(42석 이상)에 3석이 모자라 단독 집권은 불가능하고 연정 구성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죄더 대표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경종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CDU/CSU 연합에 속한 모든 정치인들은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한 단계 더 나아가야만 한다”며 “정부 업무는 더 나아지고 더 빨라져야 한다. 실수는 피해야 하고 소통은 개선돼야 한다. ‘본질’에 집중해야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죄더 대표는 그러면서 메르츠 총리에게 신속한 개혁 추진을 촉구했다. 미국·이란 전쟁과 그로 인한 중동 지역의 위기에서 비롯한 에너지 고비용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현 정부가 AfD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 모든 정당들의 시선은 작센안할트주에서 AfD가 주도하는 연정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아진다. 주요 정당들은 극우 세력과는 연대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방화벽’ 원칙에 따라 AfD와의 어떠한 접촉도 거부하고 있다. 다만 군소 정당들 가운데 AfD처럼 극단적 주장을 펼치는 세력이 AfD와의 연정 협상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리히 지그문트 독일 작센안할트 주정부 총리 후보.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 소속으로 시사 주간지 ‘슈피겔’에 의해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지목됐다. AFP연합뉴스
울리히 지그문트 독일 작센안할트 주정부 총리 후보.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 소속으로 시사 주간지 ‘슈피겔’에 의해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지목됐다. AFP연합뉴스

AfD의 작센안할트 주정부 총리 후보는 울리히 지그문트(35)다. 앞서 유력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지그문트를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성”이라고 부르며 경계했다. 만약 AfD가 연정 파트너를 찾아 지그문트가 주총리에 오른다면 비록 지방정부이긴 하나 제2차 세계대전 후 극우 세력이 정권을 잡는 첫 사례가 된다.

 

‘극우의 집권은 안 된다’는 당내 여론과 달리 죄더 대표는 “AfD를 1당으로 뽑은 명확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AfD가 작센안할트에서 정부를 구성할 차례”라며 “그들은 다수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합리적 정부를 세우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