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가격 격차를 좁히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북·동대문 등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 광명·수지 등 중저가 단지가 서울 전체 평균 가격에 빠르게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강남3구와 성동구 등 전통적인 고가 지역은 서울 평균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올해 1월과 8월의 전용면적 1㎡당 중위 실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 전체 아파트의 1㎡당 중위 실거래가격은 1월과 8월 모두 1268만 원으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치구별·권역별 상승 탄력은 판이하게 갈렸다.
◆ 동대문·강서 서울 평균 추월…성북·중랑도 바짝 추격
서울 비강남권에서는 평균치와의 격차를 좁혔다. 성북구는 1㎡당 중위 실거래가격이 1월 1146만 원에서 8월 1260만 원으로 뛰며 서울 평균 대비 비율이 0.90배에서 0.99배로 수렴했다.
이미 평균선에 근접했던 지역은 서울 평균을 넘어섰다. 동대문구는 같은 기간 1218만 원에서 1300만 원으로 올라 서울 평균의 1.03배를 기록했다. 강서구 역시 1239만 원에서 1336만 원으로 상승해 0.98배에서 1.05배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중랑구(936만 원→1163만 원, 0.74배→0.92배)와 노원구(1004만 원→1117만 원, 0.79배→0.88배)도 빠른 속도로 가격 차이를 좁혔다.
반면 강남3구와 성동구는 가격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강남구의 서울 평균 대비 비율은 1월 2.41배에서 8월 2.69배로 치솟았고, 서초구는 1.68배에서 1.95배, 송파구는 1.74배에서 1.99배로 각각 뛰었다. 성동구도 1.69배에서 1.93배로 상승해 고가 지역의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 경기 광명·수지 급등, 인천은 연수구 중심 반등
경기권에서는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의 가격 추격이 매서웠다. 광명시는 1㎡당 중위가격이 1월 1110만 원에서 8월 1297만 원으로 뛰며 서울 평균 대비 0.88배에서 1.02배로 올라섰다. 8월 기준으로 서울 전체 평균 가격을 넘어선 셈이다. 용인시 수지구도 954만 원에서 1110만 원으로 올라 서울 대비 0.75배에서 0.88배로 비중이 확대됐다.
기존 상급지도 견조했다. 하남시는 1295만 원에서 1448만 원으로 상승해 서울 평균의 1.14배를 나타냈고, 성남시 분당구는 2051만 원에서 2168만 원으로 올라 서울 평균 대비 1.71배를 유지했다. 화성시 동탄구(0.77배), 수원시 권선구(0.55배), 오산시(0.41배) 등 중저가 벨트 역시 일제히 서울 대비 비율을 높였다.
인천은 연수구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연수구의 1㎡당 중위가격은 1월 654만 원에서 8월 753만 원으로 올라 서울 대비 0.52배에서 0.59배로 상승했다. 인천 전체 평균은 513만 원에서 523만 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으나 연수구의 상승세가 격차 축소를 견인했다.
◆ 대출 규제·금리 부담에 수요 분산…시장 양극화 지속 관측
이번 가격 재편은 집값이 전반적으로 균일해지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시장 여건 변화에 따른 ‘상대가격 재조정’으로 해석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전세가격과 금리, 대출 여건, 세제·규제 환경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재의 ‘키 맞추기’를 단순한 가격 수렴으로 보기보다는, 과거 가격 상승 정도와 현재 가격 수준, 시장 여건에 따른 수요 이동이 맞물리며 수도권 내 상대가격이 재조정되는 과정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