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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촉박해 위원장 장인 업체에 주문?… 삼성전자 최대노조 해명에 직원들 반응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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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수의계약 의혹’ 내분 격화 속
초기업노조 간부, 위원장 옹호글 논란
“단체 조끼 맡길 곳 없어 부득히 진행”
직원들 “객관적 증거들 내놔라” 분노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직위를 이용해 장인 업체에 시위 물품 주문을 맡긴 ‘친인척 수의계약’ 의혹이 불거지고, 이로 인한 초기업노조 내분이 격화되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 내부에서 최 위원장을 옹호하는 해명글을 내놔 논란이 인다. 해명글을 올린 초기업노조 간부는 4월 결의대회를 앞두고 대량의 조끼를 주문해야 했고, 주문을 받아줄 수 있는 곳이 장인 업체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진행했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간부의 해명에도 삼성전자 내부 여론은 “객관적 증거도 없이 믿어달라고만 하면 어떡하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간부가 최 위원장의 수의계약을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현재 최 위원장은 지난 4∼5월 삼성전자 총파업 기간 동안 사용할 집회 물품을 장인이 운영 업체로부터 수의계약을 맺고 사들인 것이 알려져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일부 직원들은 “위원장이 부당한 이익을 챙기지 않았음을 입증하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사내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노조 집행부 차원에서 해명문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 간부는 “해당 업체가 위원장의 장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을 저는 발주 당시 알고 있었다”며 “이 발주는 초기업노조의 비용으로 진행되었으나 집행은 공동투쟁본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본인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먼저 밝혔다. 최 위원장이 시위 물품을 장인 업체에 발주할 때, 집행부 인원 일부도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시 공동투쟁본부의 제1순위 목표는 4·23 투쟁결의대회의 조직화와 성공이었고, 짧은 기간 안에 조끼를 배포하여 조합원의 단결된 대오를 만드는 것이 그 핵심 수단이었다”며 “긴급한 일정을 맞출 수 있는 다른 발주처가 없었고, 대안을 제시한 사람도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발주가 제때 이루어진 덕에 4만명의 조합원이 4·23 투쟁결의대회에 조직될 수 있었고, 이는 5·21 총파업 투쟁 동력의 기반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즉, 조끼가 대량으로 급하게 필요한 상황 속에서, 적당한 발주처가 최 위원장의 장인 업체 외엔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간부도 발주처와 최 위원장이 특수관계라는 점은 지적 받아 마땅하다고 인정했다. 해당 간부는 “긴급성이 절차의 아쉬움을 전부 덮을 수는 없다”며 “긴급 발주 시의 업체 선정 기준과 회계 시스템, 집행 규정을 개선하여 같은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문 회계사무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증거 없이 믿어달라니… 직원들 반응은 싸늘

 

해명문 공개에도 직원들은 여전히 노조에 싸늘한 반응을 보낸다. 해당 글에 조끼 가격, 발주처와 주고받은 영수증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없어서다. 초기업노조는 위원장 업체와 계약한 건 맺으나, 초기비교견적상 더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진행함으로써 조합비 지출을 줄이고, 동시에 긴급한 조끼 배포 일정에 맞추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해명이 맞으려면 영수증을 제시하라는 게 사내 여론인데, 객관적 증거 없이 믿어만 달라 식의 해명문에 직원들이 분노한 것이다.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우리가 원하는 건 세부 내역서”라며 “당시에 정말 긴급히 발주할 만한 곳이 (장인 업체) 하나밖에 없었는지, 상황을 증명할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일갈했다. 다른 직원은 “(해명문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다, 이런 조직을 믿고 같이 가는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계 관계자는 “4월 집회를 처음 공식화 한게 3월 중순인데, 한 달 동안 대량 발주할 업체를 찾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뉴시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뉴시스

◆이와중에 DX노조로 칼 꺼낸 초기업노조

 

최 위원장의 장인업체 수의계약 건에 대한 해명 요구가 거세지는 와중에 최 위원장과 초기업노조 집행부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주를 이루는 동행노조로 칼 끝을 돌렸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동행노조에 ‘동행 소통방 내 임직원 및 최승호 위원장 대상 폭력적 표현·비하 발언에 대한 공식입장 및 재발방지대책 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에서 “동행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삼성전자 임직원과 최승호 위원장 대상으로 폭력적 표현과 비하 발언이 게시된 자료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동행노조 소통방에서 일부 조합원은 특정인의 죽음을 바라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고 싶다는 표현, 타운홀 미팅에서 폭발물을 사용하고 싶다는 표현, 특정 사업부.조직의 직원들을 비하하는 표현 등을 사용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는 보상제도나 교섭 결과에 대한 의견 차이를 넘어, 당사자와 동료 직원들에게 불안과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과 집행부의 해당 발언 인지 여부 및 경고·삭제 등 조치 내역 공유, 해당 발언에 대한 동행노조의 입장과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사과, 폭력적 표현과 비하 발언에 대한 금지 기준 등 재발방지 대책 등을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공문에 첨부된 내용은 5% 정도며, 법무법인 검토 중으로 대응 진행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