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여명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분석을 통해 30명을 선발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충격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나락에 갔던 한국 축구를 구원할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임시 감독의 대표팀 명단이 공개됐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깜짝 발탁’된 게 눈에 띈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충남 천안의 코리아 풋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임 일성과 함께 9~10월 A매치 기간에 치르는 친선경기 4경기에 나설 30명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LAFC)을 비롯해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 주축 선수들이 변함없이 명단에 포함된 가운데, K리그1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온 김건희(인천), 박태준(김천), 김봉수(대전), 김태현(전북) 등이 발탁됐다. K리그1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에서는 미드필더 정승원과 골키퍼 구성윤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건희와 박태준이 K리거로서 최초 발탁의 영광을 누린 가운데,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에서 뛰는 김민수도 대표팀에 처음 소집됐다. 다만 전북 현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는 모레노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모두 발언에 앞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전한 모레노 감독은 “믿고 맡겨준 대한축구협회와 성원을 보내주는 축구 팬들에게 감사하다.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발탁 과정에 대해선 “약 1700명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분석을 거쳤고, 플레이 스타일과 특성을 고려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름값이 아닌 현재 소속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이었다. 아울러 공수에 능한 균형잡힌 선수,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을 갖춘 선수들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를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선발되지 않은 선수를 일일이 얘기하지면 끝이 없을 것이다. 깜짝 발탁된 선수들의 역할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먼저 얘기하기 보다는 해당 선수를 만나 역할 등에 얘기한 뒤에 대외적으로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답했다.
홍명보 전 감독이 스리백을 수비 전술 및 포메이션의 토대로 세운 반면 모레노 감독은 포백을 기본 전술로 하는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겠다 천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현재 K리그 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자 대표팀도 지난해에 4-4-2를 유용하게 사용했기에 선택했다. 제가 추구하는 색깔을 입히기엔 시간이 길지 않기에 제가 요구하는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과 포메이션을 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임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분석은 모레노 감독이 거쳐야 할 핵심 과정이었다. 그러나 모레노 감독은 전임 감독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의 원칙 중 하나는 개선해야할 부분이나 실수는 팀 내부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해당 경기를 충분히 분석했다.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면밀히 살펴봤다. 다만 전임 감독에 대해 이런 저런 면이 부족했다는 식의 공개적인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러시아 프로축구 FC 소치를 이끌던 시절 인공지능 ‘챗GPT’를 과도하게 썼다는 논란에 대해 모레노 감독은 “그 논란 자체가 거짓”이라고 선을 그은 뒤 “제가 축구계에 들어온 계기가 데이터 활용, 기술력과 관련이 있지만, 영상 및 데이터 분석에 챗GPT를 사용했다는 건 왜곡이다. 여러 차례 해명했다”고 반박했다.
‘모레노호’는 24일 수원에서 에콰도르, 28일 서울에서 우루과이와 맞대결을 펼친다. 다음달 2일 울산에서 베네수엘라, 6일 용인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11월 2경기까지 총 6경기의 성과에 따라 계약 연장 혹은 정식 감독 승격을 노릴 수 있다. 6경기 결과와 경기력 사이에서의 균형을 잡는 게 계약 연장을 성패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해 모레노 감독은 “경기 내용이 별로인 데 좋은 결과를 내긴 힘들다. 좋은 결과를 위해선 나와 선수들이 원하는 축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21일 대표팀 소집부터 선수들과 잘 맞춰나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9∼10월 A매치 국가대표팀 명단
▲골키퍼 / 조현우(울산) 김승규(FC도쿄) 송범근(전북) 구성윤(서울)
▲수비수 /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최준(서울) 김태현 조위제(이상 전북) 이한범(클뤼프 브뤼허) 김건희(인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조현택(울산)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미드필더 / 박진섭(저장FC) 김봉수(대전) 황인범(포르투) 이재성(마인츠) 박태준(김천) 백승호(버밍엄 시티)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정승원(서울) 김민수(레인저스) 송민규(CD 나시오날) 황희찬(샬케)
▲공격수 /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이동경(울산) 오현규(베식타스) 조규성(미트윌란) 오세훈(시미즈 S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