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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차기 주한이란대사 아그레망 승인…韓 ‘전후재건 모델’에도 관심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로 한·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차기 주한이란대사에 아흐마드 에르파니안 전 주짐바브웨 이란대사가 내정됐다.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도 완료돼 이르면 이달 말 서울에 부임할 예정이다.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에르파니안 대사 내정자는 이란 외무부 아프리카 제2국장과 주마다가스카르대사관 대사대리, 주짐바브웨대사 등을 역임한 ‘아프리카통’이다.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아프리카를 경제·외교적 돌파구로 중시해왔다.

아흐마드 에르파니안 주한이란대사 내정자. 이란 외무부 산하 정치·국제연구센터(IPIS) 제공
아흐마드 에르파니안 주한이란대사 내정자. 이란 외무부 산하 정치·국제연구센터(IPIS) 제공

에르파니안 대사 내정자는 한국 부임을 앞두고 미·이란 전쟁 이후를 대비한 경제외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7월18일 테헤란상공회의소를 찾아 이란-한국 공동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테헤란-서울 무역관계 복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한국 공동상공회의소는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를 지원하는 이란 측 민간 경제단체다. 지난달 27일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주재한 환송행사에서 한국과의 양자관계 발전 잠재력과 협력 기회 등을 설명했다. 이란 재계의 관심이 높은 전후재건 사업에서 한국의 역할을 모색하고,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에르파니안 대사 내정자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한국 공동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4일 발간한 ‘희망 재건의 건축’ 전략보고서에서 한국의 전후 문화유산 복구 경험에 특히 주목했다. 보고서는 6·25전쟁 당시 불교사찰 351곳이 피해를 입고 240곳이 파괴됐지만 한국이 70여년에 걸쳐 문화유산을 복구해 경제·관광자산으로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레이저스캐닝과 드론 등을 활용한 문화유산 3D 기록을 ‘국가 역사기억의 보험’으로 표현하고, 역사건축물 정보모델링(HBIM)을 통한 사전진단과 민간의 복원·운영 참여 등을 이란이 참고할 방안으로 지목했다. 일부 전쟁 흔적은 철원 노동당사처럼 원형을 복구하지 않고 보존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보고서는 전쟁으로 이란 내 문화·역사유산 최소 140곳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4~5곳이 영향을 받았다며 골레스탄궁과 낙셰자한 광장, 이스파한 자메모스크 등을 피해 사례로 들었다. 이에 긴급 3D 기록과 별도 재건예산 편성, 민간자본 참여, HBIM 도입 등을 제안했다.

 

과거 주한미군기지였던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들며 후제스탄·일람·케르만샤와 테헤란의 전쟁피해지역을 ‘기억관광’ 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동상의는 현재 이란이 “70년 전 한국이 서 있던 것과 유사한 지점”에 있다며 전쟁의 폐허를 경제·정체성 자산으로 전환한 한국의 경험에 주목했다.